한국천주교회 통계 가운데서 현재 사목적으로 중요하거나 장차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다룬 항목들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00년에서 2015년까지 16년간이다.

1. 교세 일반

 
21세기 들어 지난 16년간 한국 천주교회는 그 이전 시기보다는 덜하지만 급격한 교세 증가를 경험했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총 16년간 남한 인구는 14.2퍼센트 증가한 데 비해 천주교 신자는 38.9퍼센트 늘어 남한의 인구 성장 규모보다 2.74배(연평균 14만 847명; 연평균 신자증가율 2.28퍼센트) 높은 증가를 기록했다. 천주교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표시다.

새 영세자 수는 지난 16년간 평균인 14만 847명에 못 미치기 시작했던 2008년(2009년은 김수환 추기경 서거 후 사회 분위기의 영향으로 일시적 반등이 일어나 예외)을 기점으로 계속 하락해 2015년에는 가장 낮은 11만 6143명을 기록했다.

실질 증가 수는 새 영세자 수에서 사망자 수, 교적 정리 숫자를 제외하고 전년도에 비해 순수하게 증가한 숫자를 가리킨다. 이 숫자에 냉담자는 포함하지 않는다. 100세 이상 신자 수는 2015년 1만 2923명이었는데 이 수치는 정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비춰 볼 때 교적정리가 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2014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는 100세 이상 인구가 1만 5006명이었다. 천주교 신자 가운데 100세 이상이 1만 2923명으로 전체 인구의 86.1퍼센트를 차지하는 셈이다. 고령층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2배가량 높다고 가정해도 지나치게 많은 수치다.) 90세 이상 인구도 이와 같을 가능성이 있어 실질 증가 수는 이보다 더 적게 보아야 한다.(2014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는 90-99세 인구가 1만 5509명이었다. 천주교 신자는 5만 292명으로 전체 인구의 32.3퍼센트를 차지하였다. 이 역시도 실제 숫자에 비해 10퍼센트포인트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 숫자는 지난 3년간 계속 감소하다 2015년 처음으로 반등했다.

새 영세자 수와 실질 증가 수 사이에는 매년 평균 23퍼센트 정도 차이가 났는데,(실질증가수가 더 적다) 2015년에는 18.6퍼센트 정도 차이가 나 격차가 작년에 비해 근소하게 줄었다. 이는 사망자 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해 나타난 현상이다. 실질 신자인구 성장률은 2.28퍼센트로 남한 총인구 증가율 0.5퍼센트에 비해 4.5배 수준이었다.

남한 인구대비 신자 수 비율(이전까지 복음화율로 표현)은 매년 0.1퍼센트씩 증가해 왔는데 이 추이는 16년째 계속되고 있다. 올 여름 작년에 실시한 인구총조사(2015)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니 지난 10년간의 변화 추이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조사에서는 교회를 확실히 떠난 신자들이 답을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아마도 총 신자 수는 2005년 보다 감소한 400만 명대 후반에서 500만 명대 초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2005년에는 교세보다 높게 나타나 연구자들을 당혹케 했다. 당시에는 교적과 큰 차이를 보인 연령대는 20대 이하가 전체 오차의 8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해서 오기일 가능성이 있다. 종교란에 표기하는 방식도 이전과 달랐던 점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2015년 통계에서 전체 신자에서 해당 연령대의 구성비율(0세에서 100세 이상 까지를 5년 단위로 구분해 연령대별 전체 연령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해볼 때 전년 대비 ‘30세 이하 층’에서는 ‘5-9세’(1.6퍼센트), ‘20-24세’(4.2퍼센트), ‘25-29세’(1.8퍼센트)층이 증가하였고, ‘31-50세층’에서는 ‘35-39세’(4.2퍼센트), ‘45-49세’(1.5퍼센트)층이, 55세 이상부터 100세까지는 전 연령대에서 평균 7.5퍼센트 증가하였다. 중, 노년층 비중이 더 커진 셈이다. 새 영세자 수도 이 연령대가 주도하였다. ‘20-24세’ 층의 신자 수는 군종교구에서 모든 교구 가운데 가장 높았는데, 이는 예년처럼 사병 군입대자의 영향이다.

2015년 통계에서 한국천주교 신자의 ‘중위연령’(Median Age)은 46.3세로 추정되었다. 작년 보다 0.8세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신자 증가가 주로 55세 이상에서 이루어졌고, 입교자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회 활동 참가율, 전례 참석률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연령, 중위 연령 모두 훨씬 높아져 ‘늙어 가는 교회’의 모습을 더 실감할 수 있다.

2. 신원별 교세

 
지난 16년간의 ‘신원별 교세’(표 2 참조) 추이를 살펴보면, 교구 사제가 다른 신원들을 능가하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64.7퍼센트) 같은 기간 신자는 38.9퍼센트, 남자 수도자는 26.9퍼센트, 여자 수도자는 16.03퍼센트 성장하였다.

사제 숫자의 증가로 ‘사제 1인당 평균 신자 수’는 2000년 1318명에서 2015년 1111명으로 감소하였다. 이는 긍정적 현상이지만 사제 숫자가 ‘본당 수 증가비율’(38.9퍼센트)보다 1.6배 더 빠르게 증가함으로써 사제인사 적체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대부분의 교구들은 아직도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해결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는데 서둘 필요가 있다.

대신학교 학생 수는 2014년에 2000년 대비 –10.1퍼센트를 기록해 유일하게 감소를 기록하다가 2015년에 2.4퍼센트 소폭 상승하였다. 그러나 신학교 입학생 수와 같은 선행 지표를 기준으로 하면 지속 가능성은 희박하다.

남녀 수도회 모두 ‘수도자 수 증가율’이 신자 증가율에 못 미쳤다. 특히 여자수도회는 16년간 성장세를 이어 왔으나, 2013년부터 절대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수녀 총수는 정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 성소자를 받은 햇수가 제법 되었으니 수녀 총수의 정점은 이미 2010년 이전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는 수련자 수 추이도 큰 추세는 감소세였기 때문에 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겠다.(표 2, 표 3 참조)

남자 수도회는 교구 사제보다 성장세가 더뎌 거의 횡보 양상에 가까웠다. 총수도 아직 정점에 이르진 않았다. 그러나 추이로 보면 교구 사제보다는 먼저 총수에서 정점에 이를 것이다.

 

3. 교구 성직자 소임별 현황 추이

 
지난 16년 사이(2000-2015) 본당 주임 신부 숫자는 43.2퍼센트 더 늘었다. 같은 기간 ‘본당 수 증가율’은 38.9퍼센트였으니 본당 주임 신부 숫자를 초과한 비율은 보좌신부 파견, 공동(혹은 협력)사목 사제 등이 늘었다는 뜻이다.

2015년 통계를 기준으로 본당 수와 본당 신부 수를 나눠 보면 전체 본당의 26.3퍼센트가 보좌신부, 부주임(또는 협력사목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사제가 3명 이상 있는 본당과 수도회가 맡고 있는 본당을 제외할 때, 전체 본당 수의 20퍼센트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사제 2명 이상이 상주하는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사제 사목활동 현황에서 증가율을 기준으로 하면 해외선교가 가장 많이 늘었다. 특수사목은 전년에 비해 유일하게 감소한 소임이다. 비록 작년에 비해 다소 변동이 있긴 하지만 2000년과 비교할 때 특수사목에 종사하는 사제 수 증가율은 거의 폭발에 가까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본당을 제외한 사목활동에 종사하는 사제 수(국내외 연학 제외)도 본당신부 숫자의 72.5퍼센트에 이르러 2014년의 65퍼센트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새 수품 신부 숫자는 지난 15년간 하락세였다. 16년간 평균을 보면 연간 131명이 서품을 받았는데, 2009년(149명)을 예외로 하면 2004년 이래 지속적인 감소였던 셈이다. 특히 2013-14년은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다 2015년에 근소하게 반등하였다.

본당 신부의 인사 적체는 특수사목 종사 사제 수의 증가를 촉진하고, 또 이들의 증가는 수도회와 평신도 사도직 영역 축소로 이어지고 있어 교회 전반의 사목체계를 점검하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교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본당 숫자는 신자의 절대 숫자가 늘어도 실제 활동하는 신자 수는 감소 추세여서 도시개발이 계속되지 않는 한 증가폭은 매우 작을 것이다. 따라서 사제들이 주로 희망하는 본당 사목자의 숫자 증가는 앞으로도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특수사목, 교회기관에 사제 숫자를 늘리게 되면 수도회, 평신도 사도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 분명해서, 교회 전체의 균형적 성장과 성숙이라는 관점에서 해결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4. 주요 연령대의 신자 수 변화추이

 
<표 5>에서는 미래 교세예측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세 연령대의 교세 추이를 살펴보았다. (본 자료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주요 연령대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만 5세 이하의 신자층이 전체 신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이후 계속 줄어 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 시점인 2000년 이전부터 저출산 경향이 나타났으니 이 연령대의 비율이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영세자 전체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저출산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전체 인구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과 비교할 때 교회 안에서 이 연령대의 비중이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연령대의 영세자 비율도 계속 감소해 왔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 연령대의 자녀를 둔 신자 부모들이 신앙에 덜 관심을 갖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20대의 ‘2000년 전체 신자 수 대비 구성비’는 18.2퍼센트였다. 2015년에 이 비율은 13.63퍼센트로 감소하였다. 전체 추세는 감소였다. 새 영세자 숫자에서도 ‘20-24세 코호트(cohort)’는 –26.2퍼센트를, ‘25-29세 코호트’는 –36.0퍼센트를 기록하였다. ‘20-24세 코호트’에서 새 영세자 숫자가 크게 준 교구는 군종교구로 나타났다. 이는 군입대자들이 천주교를 선택하는 비율이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30대도 영세자 숫자가 작년에 비해 감소하였다. 이는 20-30대의 종교 무관심 현상이 현실로 드러난 징후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60세 이상 신자 수 비중은 2000년 12.3퍼센트에서 2014년 24.4퍼센트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작년과 비교해도 이 연령대만 유일하게 비중이 증가하였다. 작년에 이 연령대 비중은 23.1퍼센트였는데 2015년에는 24.4퍼센트로 1.3퍼센트포인트 증가하였다.

작년에 이어 청년층의 종교에 대한 낮은 관심, 부모 세대의 자녀 세대에 대한 신앙 전수 의지 약화, 고령자들의 장수 경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자 고령화는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의 경우 훨씬 더 두드러진다. 노년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교회에 없거나 적은 것은 문제다. 주일학교 참석자 수도 작년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고 이 추세가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2015년 통계에서 초등부 주일학교는 전년에 비해 –2.0퍼센트, 중등부는 –6.1퍼센트, 고등부는 –4.9퍼센트 감소하였다.

이는 청소년, 청년들이 교회에 매력을 덜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 연령대의 감소는 객관적 외부환경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교회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이 추이를 완화시키거나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5. 신자 남녀비율 변화 추이
성별 비율(표 6 참조)은 16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 비율이 16년 동안 1퍼센트포인트 이상 변동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교세 통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015년 교세 통계에서 영세자 수의 성별 비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0-4세, 15-19세, 20-24세만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다. 0-4세는 자연 성비 때문이고, 15-19세는 2015년만 예외여서 의미가 없고, 20-24세는 군입대자들의 영향이었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여자 영세자가 남자 영세자보다 많다.(표 6 참조)

남녀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높다. 이는 종교의 성 역할 분담 구도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굳건함을 보여 준다. 사목현장에서는 남녀 비율 격차가 조금 줄어든다. 50대 이상이 다수를 이루는 현재 교회 상황에서 50대 이상 남자들이 성사 생활과 교회 활동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적극성을 띠기 때문이다. 이는 은퇴자들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시작하였으므로 이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6. 성사사목 현황
일곱 성사 가운데 신품성사(새 수품 사제 수로 대신), 병자성사(고령인구 증가에 연동되기 때문에)를 제외한 다섯 성사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영세는 큰 추세에서 하락(2010년부터 16년 평균 비율 이하로 하락), 견진도 역시 큰 추세에서 하락(2011년부터 16년 평균 비율 이하로 하락), 미사도 큰 추세에서 하락(2011년부터 16년 평균 비율 이하로 하락), 혼인 성사도 큰 추세에서 하락(2010년부터 16년 평균 이하로 하락) 경향을 보였다. 판공성사는 큰 추세에서 하락세였는데. 2015년에 성탄판공은 늘고, 부활 판공은 감소하였다.(표 7 참조) 판공성사가 멈춤세이긴 했지만 성사 전체적으로는 모두 하락세였다. 신자들의 신앙투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징후라 하겠다. 이제까지의 추세를 따르면 앞으로도 이 경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7. 여자수도회 사목활동 변화 추이
여자수도회는 수녀 총수 면에서 정점을 지난 것이 확실시된다. 수도회 진출(또는 창설) 역사가 오래된 수도회에서는 사망자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선행지표인 수련자 수도 다시 감소로 돌아섰기 때문에 수녀회는 쇠퇴 국면임을 기정사실화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도직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에 비해 종사자 수가 증가하였다. 1.9퍼센트 증가했는데 아마도 이 수치는 수입이 없는 수녀원 내부 사도직 증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표 8 참조)

<표 8>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회복지는 근소하게, 해외선교와 기타 사도직은 비교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기타 사도직이 늘어난 것은 다른 사도직에서 빠져 나온 수녀들이 수녀회 내부 소임에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일 것이다. 해외선교와 <표 9>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교회기관 종사자 수’는 증가하였는데, 이는 국내 사도직에서 더 이상 확장할 곳이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교회기관 종사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수녀회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나 평신도 사도직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큰 추세에서 모든 사도직이 감소이지만 그나마 지속 가능성이 높은 사도직은 본당 사도직과 사회복지 사도직이다. 그러나 이 사도직들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오래 지속되긴 어려워 보인다.

8. 2015년 통계의 사목적 의미

1) 계속되는 영세자 감소
새 영세자 숫자는 10년째 감소했다. 2015년 예비신자 숫자를 기준으로 할 때 내년에도 감소가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1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큰 추세에서 새영세자 숫자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이웃 종교들의 정체 내지 감소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그나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새 영세자 수 감소는 주로 30대 이하에서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고령화가 촉진되었고 반대로 청소년, 청년들의 규모는 감소하였다. 교회에 남아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청소년층이 주일학교를 계속 이탈하고 있어 교회의 활력은 더 떨어지는 중이다. 늙어 가는 교회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 청년 사목이 근본적으로 새로워져야 할 시점이다.

작년 분석 보고서에서 “현재 추이로 보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매주 80만-100만 명은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때의 신자들은 55세 이상이고, 성사 준수에는 열심이나, 사회 문제에 대하여는 보수적 태도를 취하는 이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970-80년대에 교회가 활발히 보여 주었던 대사회적 활동이나 성장기에서 보여 주는 활력은 더 이상 보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는데, 올해 통계를 보면 이러한 예측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다.

2) 종교적 투신도의 약화
미사 참석률이 작년과 같은 비율을 유지했지만 큰 추세에서 감소세에 있어 그리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 판단된다. 고해성사 역시 멈춤세지만 역시 큰 추세에서는 감소로 보아야 한다. 성사 생활 전반에서 감소세가 작년에 이어 계속되었기에 신자들의 신앙투신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겠다.

‘0-4’세의 영세자 숫자, 전체 연령대 안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점, 주일학교 이탈이 커지는 점 등도 부모들의 신앙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교회의 활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3) 성소 감소
여자수도회의 성소는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그에 따라 사도직에서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자 수도회는 안정기를 지나 쇠퇴기로 접어들면서 서구 수도회들이 30-40년 전에 겪었던 모습들을 보여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하나가 수도회 운영을 ‘유지 관리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임에서 큰 변동이 일어나는 것도 같은 정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구사제 성소는 대신학교 학생 숫자 추이, 새 수품자 수 추이 모두에서 작년 보다 근소하게 늘어 희망적이지만 선행지표를 보면 이 현상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 성소 감소 역시 큰 추세에서는 감소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위기 징후들이 깊어지는데, 매년 10만 명이 넘는 새 영세자 수 덕에 경각심이 덜하다. 중요한 점은 새 영세자 수가 늘어도 신자들의 신앙 투신은 갈수록 약화된다는 사실이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신자가 느는 것은 다른 종단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성과이고 우리 교회만 누리는 호사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와도 남아 있는 이들은 적다. 매년 이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교회 안에서 해결 방향을 찾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에 교회는 늙었고 그만큼 청소년 청년들의 이탈은 빨랐다. 전체적인 교회의 활력 감소는 성소의 감소로도 이어졌다. 사제들은 젊은데 신자들은 늙은 상황이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이다.

2015년 교세 통계는 지난 몇 년 사이 계속돼 온 이러한 흐름이 더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대로 가는 것은 교회를 위해서도, 한국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구 경계를 넘어 한국 교회 전체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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