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프란치스코에게 바란다

(로버트 미켄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제 즉위 4년차다. (2013년 3월 19일 즉위)

그는 교회 안팎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되살리는 작은 기적을 일으켰으므로 지난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비해 결코 작은 일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의 개혁 정신과 개혁을 열심히 받아들였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내놓은 길을 돌이키려 하는 것처럼 보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아래에서 자신들이 겪었던 거의 30년에 가까운 배척의 기간 중에 갈수록 지치고 힘들어 하던 이들에게는 더욱 더 그랬다.

그런 이들에게는, 프란치스코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따금 있는 교황 선출회의에 성령께서 여전히 나타나신다는 바로 그런 증거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회 출신이자 신세계(아메리카 대륙) 출신인 이 교황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았다. 그는 “우리가 바랄 수 있던 그 이상”이라고 믿는 이들이 많다.

▲ 즉위 4년차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그가 고득점을 올렸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지난 주에 <글로벌 펄스 매거진>에서 논하려 했듯,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두 가지 문제에서 실망스러웠다. 성직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 처리와 교회 안 여성의 역할 문제다.

그럼에도 <빛+소금 미디어>의 톰 로시카 신부가 말한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정함, 자비, 그리고 정상성의 혁명”(강조부호는 필자가 붙인 것)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미국 태생인 로시카 신부는 이른바 “프란치스코 혁명” 또는 개혁이 결코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고 반드시 뿌리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아시시, 로욜라, 만레사, 또는 심지어 로마와 같은 중요한 곳에서부터 (영감이) 퍼져 나와서가 아니라”, 예수가 걷고 일했던 땅들에서 비롯되어서라는 것이다. 로시카는 프란치스코의 개혁이 복음 그 자체에 뿌리를 둔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로시카처럼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정반대의 두 적대 세력이 가톨릭교회 안에서 강화되고 있다”고 비토 만쿠소는 경고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진보적 신학자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지한다.

그는 로마의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 지난 금요일에 한 인터뷰에서 “나처럼 쇄신을 바라는 이들이 있고, 대신에 ‘건전한 전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데 특히 젊은 사제들이 많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간에 있다. 그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그저) 별똥별이 될 위험이 있다.”

전직 사제인 만쿠소는 이미 고인이 된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예수회)을 자신의 멘토 가운데 하나로 여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되돌이킬 수 없는 개혁을 이미 일으켰다는 로시카 신부의 낙관적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맞는 것 같다.

만약 – 절대 그러면 안 돼요! - 현재 79살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갑자기 죽는다면, 복고주의를 주장하는 새 교황이 되돌리지 못할 일을 프란치스코가 해 놓은 것은 지금까지는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런 복고에는 별 논란이나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프란치스코 혁명”의 대부분은 태도(attitude)와 스타일의 변화였다. 여기에 잘못된 것은 전혀 없지만, 재위 4년차에, 프란치스코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는 이들은 그가 절대 바꿀 수 없는 무언가 근본 구조 변화를 이루기 시작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는 유일한 구조 변화(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말이다)라고는 바티칸시국의 민법을 고친 것, 그리고 작지만 논란이 일었던바 교회법에서 혼인 무효절차를 고쳤던 것이 있다. 그는 또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중에 여성도 발씻김 예식 대상에 포함하도록 전례 규정도 고쳤다.

이밖에, 그는 일종의 비공식 고문단인 9인 추기경위원회을 만들어 이들과 함께 교황청 조직개편을 위해 느릿느릿 움직여 왔다. 사람들은 이것이 대규모 개편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가 한 것은 재무원과 재무평의회라는 두 재정 감독기구, 그리고 홍보처를 만드는 등 몇 가지 위원회와 부서를 만들었을 뿐이며, 몇몇 현존 부서를 통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가정과 평신도, 정의평화와 사회복지를 모두 하나로 통합)

교회사가인 알베르토 멜로니와 같은 관측통들은 교황직 자체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교황청의 진정한 개혁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교황청은 교황에 직접 종속되어 있으며 그 업무는 그가 교황 직무를 실행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1000년간 봐 온 것처럼 의사결정 권한이 로마에 집중될수록(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균형점을 옮기려는 노력이 있기는 했지만) 교황청의 역할과 권력은 더 커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건강한 비중앙집권화”를 촉진하고자 한다고 아주 명확히 밝혔다. 그는 지역 주교회의 의장을 지내 본 유일한 교황인데, 이러한 나라별 주교회의가 “진정한 교리적 권위를 포함하여”(‘복음의 기쁨’, 32항)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현재 교리에 관한 문제는 각 나라 주교회의가 결정할 수 없고 교황청에서만 결정할 수 있다.)

그는 ‘복음의 기쁨’에서 “지나친 중앙집권은 교회의 생활과 그 선교 활동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이를 어렵게 만든다.”(32항)고 했는데, 이 문서는 그가 개혁 교황으로서 이룰 청사진이다.

비토 만쿠소가 말한 “정반대의 두 적대 세력”은 특히 중앙집권/비중앙집권 문제에 관해 의견이 갈라진다. “쇄신파”는 프란치스코를 응원하고 있지만, 달팽이가 기어가는 듯한 그의 개혁 속도에 갈수록 참을성을 잃고 있다.

반면에, “건전한 전통파”(이들 상당수에게 건전한 전통이란 2000년에 걸친 가톨릭교회의 역사 가운데 지난 500년만을 가리키는 듯하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권위를 행사함에 있어 무책임함과 태만함의 징표들을 보이고 있다고 믿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한 어려움은 전 세계 주교들 가운데 아주 많은 수가 이 입장을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이 믿는바 교황이 명확한 답까지는 아니더라도 명시적 지침을 주고 있어야 할 문제들에 관해 열심히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이들의 신경을 건드린다.

이는 그가 소집했던 두 차례의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아주 명확했다. 그는 두 번 다 대의원들에게 공개적이고 정직한 토론을 해서 대담한 식별을 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참석자 가운데 놀랍도록 많은 이들이 법에 쓰인 글자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그 어떤 창조적인 신학적, 또는 사목적 사고를 할 만한 능력이 실제 없음을 보며, 그는 그 결과에 울적해졌음이 분명하다. (2014년 가정 시노드의 참석자 대부분은 각 나라 주교회의 의장들이었고, 2015년에는 주교회의에서 선출한 대표들이었다.)

여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가지 문제를 안는다. 건강한 비중앙집권화가 작동하려면 – 적어도 단기라도 – 전 세계 각 교구에 있는 주교들이 똑똑하고, 용기 있으며, 로마에 지침을 내려달라고 끊임없이 바라볼 필요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주교들이 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돕기 위해 프란치스코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시노드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시노드 의장은 교황 자신이다. 이 상설조직을 더 철저하게 개혁하는 작업은 그가 로마와 지역교회들 간, 중앙과 주변부 간의 일방적인 불균형을 다시 균형상태로 돌리기 시작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멜로니가 맞고 교황청 개혁이 교황직 개편에 달렸다면, 주교 시노드를 전면 개혁하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시노드를 더 정기적으로 열고 보편교회 통치의 핵심 구성요소로 삼고자 한다는 신호를 수없이 밝혀 왔다. 시노드가 교회 통치의 핵심 구성요소가 된다면 그 자체가 바로 교황직 개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시노드의 법적 지위를 더 바꿔야 할 것이다. 그것은 그의 권한이다.

그리고 그가 세계 교회를 사목하고 통치하는 주된 기관으로서 시노드를 택한다면 – 전 세계 주교들의 대표(로서의 시노드)와 일치하는 교황으로서 – 교황청 기구의 기능은 당연히 재편되고 아마 분명히 축소될 것이다.

주교시노드를 개혁하는 일은 지난 3년간 프란치스코가 해 온바 사람들의 눈을 튀어나오게 만들고 언론을 휩쓰는 일들에 비교하면 아주 흥미 있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 일에 성공한다면 그것은 지난 1000년간에 가장 중요한 교회개혁이 될 것이다.

(로버트 미켄스는 <글로벌 펄스> 편집장이다. 그는 1986년부터 로마에 살고 있다.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바티칸 라디오>에서 11년 일했으며, 그 뒤 런던에서 나오는 가톨릭 주간지 <태블릿> 기자로 10년간 일했다.)

기사 원문: http://ncronline.org/blogs/roman-observer/pope-francis-year-four-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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