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행동, ‘인문카페 엣꿈’ 운영 추인

천주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협동조합 카페가 하나 더 생긴다. 서울 서강대 앞 광성로4길 11-10에 자리잡은 ‘인문카페 엣꿈’(Et Cum)이다.

지난 3월 12일 이곳에서 열린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회원총회는 이 카페를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기로 추인했다. 가톨릭행동은 카페 엣꿈을 천주교 사회운동과 평화운동 단체의 공유 공간으로 쓰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지난 1월부터 카페 운영을 맡아 온 이은석 가톨릭행동 사무국장을 만나 카페를 협동조합으로 만드는 이유를 들었다.

가톨릭행동이 카페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단체 사무와 회원들의 모임에 쓸 공간을 마련하면서, 공간 유지 비용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은석 사무국장은 가톨릭행동이 창립 3년차에 들어서면서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사무공간을 두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 3월 14일 오전 ‘인문카페 엣꿈’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석 사무국장이 음료를 만들고 있다. ⓒ강한 기자

엣꿈은 후원자와 직원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이 될 예정이다. 발기인 총회는 이미 마친 단계로, 1구좌 20만 원인 출자금 500구좌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국장은 출자 목표액이 채워지지 않아도 4월 안에 등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카페 사업계획에서 말하는 엣꿈의 핵심 요소는 ‘카페 공간을 매개로 한 소통과 커뮤니티 형성’, ‘각종 문화, 인문 강좌, 토론 모임을 위한 공간’, ‘회원들을 위한 정기적 미사 전례’다. 커피와 식사, 술을 파는 것뿐 아니라 독서 모임, 강의, 공연,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를 꾸준히 열 것이라는 점에서 ‘인문카페’로 목표를 정했다.

가톨릭행동과 우리신학연구소 등 가까운 관계의 단체들이 주관하는 다양한 모임도 엣꿈에서 열린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지난 3월 10일부터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여덟 단계’를 주제로 평신도 신학자 한상봉 씨가 신앙강독회를 시작했다. 16일부터 매달 셋째 수요일 저녁에는 황경훈 우리신학연구소장을 중심으로 <가톨릭평론> 독자 모임이 열린다. 2015년에 이어 열리는 ‘관상과 활동’ 영성 학교도 4월 2일부터 엣꿈에서 진행된다.

카페 이름 ‘엣꿈’은 천주교의 “미사 통상문” 중 우리말 “또한 사제와 함께”로 번역된 라틴어 “Et cum spiritu tuo”에서 따 왔다. 이은석 사무국장은 이름을 짓고자 의논할 때 라틴어 뜻대로 ‘그리고, 함께’라는 의미의 ‘엣꿈’을 골랐지만, 이 이름을 우리말 ‘옛 꿈’으로 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뜻하는 ‘꿈’을 나누는 자리라는 뜻에서 간판에는 ‘꿈’이라는 글자가 특히 강조돼 있다.

최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퍼지면서 천주교 안에도 크고 작은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그 가운데 카페도 있다. 예수살이공동체 사무국 실무자였던 조상민 씨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서울 종로구에서 ‘카페 사이좋은’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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