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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카페 리벤과 사이좋은 카페
배선영 기자  |  daria20120527@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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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23  15: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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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홍대 부근, 요즘 한참 상업화에 물이 올랐다는 서촌. 이곳에서 ‘돈’이 아닌 ‘함께 살기’를 외치는 무모한 이들이 있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쳐도 미래를 알 수 없는 힘든 시기에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 주려는 ‘북카페 리벤’과 ‘사이좋은 카페’를 소개한다.

▲ 북카페 리벤(Leben)
   
▲ 홍대 근처 골목 안에 자리 잡은 리벤.ⓒ배선영 기자
이윤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천연효모와 천연누룩으로 빵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 나온 가치와 정신을 이어받아 실천하겠다는 북카페 리벤.

북카페를 여는 문제로 성바오로 수도회 안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게다가 장소는 주말 저녁이면 휘황찬란해지는 홍대. 상업적이고 트렌드를 이끄는 지역적 특색을 역행하는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이윤 추구가 아닌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커피 한잔과 책, 편안한 휴식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복합문화공간이 홍대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주변에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카페들이 즐비해 경쟁이 치열하지만, 카페를 유지할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리벤이 소외된 계층, 자신을 표현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한 이들의 공간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리벤의 책장에는 가톨릭 관련 책뿐만 아니라 홍보를 못해 빛을 보지 못한 소규모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진열돼 있다. 소외계층, 부모 자식 간의 문제를 성찰한 내용 등의 책들은 카페지기 김선명 수사가 직접 골랐다.

   
▲ 카페지기 김선명 수사가 직접 쓴 메뉴판.ⓒ배선영 기자
김선명 수사가 직접 그린 그림을 보는 것도 리벤에서 즐길 수 있는 한 요소다. 액자에 넣어 멋지게 전시한 것이 아니라 벽에 아무렇게나 붙여 놓은 것 같은 그림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리벤을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쇄된 메뉴판이 아닌 울퉁불퉁 정감어린 글씨의 메뉴판과 안내문을 보는 것도 신선하다. 이 또한 김선명 수사의 솜씨.

리벤이 열린 지 이제 두 달이 좀 넘었는데 벌써 책, 성서, 기도 모임 등이 생겼다. 별도의 대여료 없이 리벤에서 소모임을 할 수 있다. 3월 4일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마음으로 책읽기’라는 독서치유 프로그램도 열린다.

리벤의 대표 한기철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앞으로 작은 영화제나 삶을 어떻게 꾸며 나갈 것인지를 다루는 프로그램 등을 기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신부는 또한 리벤이 젊은 예술가들이 독자와의 만남, 낭독회 등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 신부는 글을 리벤에 투고하면 성바오로 출판사의 편집국장인 자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리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2-24번지 2층, 070-4009-1914

▲ 사이좋은 카페

“손잡이를 잡을 때 꽃다발을 받는 것처럼,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좋은 삶으로 초대받고 환영받는다고 느끼면 좋겠어요.”

사이좋은 카페를 찬찬히 살펴 보면 ‘함께 살기’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카페 매니저 신옥진 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을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는 열려 있는 공간”이라고 사이좋은 카페를 소개했다. 주거문제, 환경, 정치, 사회, 공동체, 문화 등 관심있는 테마를 사이좋은 카페에 가져오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함께 기획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이좋은 카페 문 손잡이에는 꽃다발이 달려 있고, 페트병으로 만든 우산꽂이가 있다.ⓒ배선영 기자

이렇듯 처음에는 각자의 욕구였지만 지금은 공동의 즐거움이 된 모임들이 사이좋은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공동주거모임, 기타 배우기, 일본어 강좌, 논어 강좌 등. ‘단 한 가지 모임’은 작년 5월부터 매월 1회 열리며,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정해서 실천하고 나눈다. 모든 모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사이좋은 카페는 사람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사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빨대로 만든 조명 장식,페트병을 재활용한 우산꽂이, 겨울이라 잠시 쉬고 있지만 퇴비통도 있다.

유기농, 국산, 수제를 고집한 먹거리에서 ‘함께 살기’의 가치는 정점을 이른다. 커피는 매니저인 조상민 씨가 직접 로스팅하고, 설탕시럽이나 초콜릿 등도 유기농 설탕과 유기농 코코아 파우더로 직접 만든다. 생과일에 유기농 설탕만으로 색소나 방부제를 넣지 않고 직접 과일청을 담그며, 요구르트나 잼도 직접 만들어 판다.

   
▲ 빨대로 만든 사이좋은 카페의 조명 장식.ⓒ배선영 기자
그래서 재료를 준비하는 데 노동과 시간이 많이 들고, 매니저 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사이좋은 카페는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틈틈이 카페 일을 도와준다.

효율성보다는 느리지만, 정성을 들이고 직접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카페를 지을 때도 시간은 3배가 걸렸지만, 조합원들이 시간이 될 때마다 조금씩 손을 보태 애정이 더 깊다.

사이좋은 카페는 공동 주거, 공동 작업장, 공동 육아 등 삶의 범위를 넓혀 함께 살기를 실현하는 과정의 출발점이다. 조상민 매니저는 사람들에게 이 공간이 “각자 있는 자리에서 함께 살려는 활동이나 자신이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 해보라라는 메시지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하고 비교하는 게 내재화 돼 있잖아요. (사람들이) 이곳의 먹거리를 통해 또는 모임을 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삶, 공동체에 대해 느꼈으면 좋겠어요.”

사이좋은 카페-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23-6, 02-730-4295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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