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주교, 설 연휴 백남기 농민 미사 봉헌
설 연휴 첫날인 2월 6일,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와 사회사목국 사제단이 서울대병원 앞 농성천막에서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비는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은 백남기 농민이 정권 폭력에 쓰러진 지 85일째였으며, 매일 미사도 명절 연휴와 관계없이 이어졌다.
유경촌 주교가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1월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유 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백남기 농민이 쓰러져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백남기 농민의 모습에서 “죄가 없었지만 인간의 구원을 위해 희생한 예수를 떠올린다”고 말하고, 석 달이 지나도록 사과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침했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는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지 못하는 부조리와 실상 그리고 쌀시장 개방 등으로 고통받는 농촌의 현실을 온몸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유 주교는 “예수가 자신을 박해하는 이들에게 걸림돌이었던 것처럼, 백남기 농민이 누워 있는 자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농촌 현실에 대한 고발이고 스캔들”이라며, “그러나 정작 책임져야 할 이들이 이것을 고발과 스캔들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도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백남기 농민은 농민이자 수도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이미 그 일생이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었고, 고통을 감당할 준비를 해 온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백남기 농민이 기적처럼 일어나 다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를, 다시는 공권력에 대한 폭력이 일어나기 않기를, 모든 이들이 그 존엄을 존중받는 시간이 오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고,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도회는 매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앞 천막에서 봉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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