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입장 강하고 분명히 해야” 지적도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12월 7일 정기회의를 열고, 노동관련법 개정을 우려하며, 백남기 씨에게 경찰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9일 주교회의 정평위는 정기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관련법 개정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포함되지 못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또한 정평위는 “백남기 씨에게 경찰의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 11월 17일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운데)와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오른쪽)가 백남기 씨를 찾았다. ⓒ정현진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천정연) 권오광 대표는 정평위 결과에 대해 정부에 우려를 표명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해결 의지를 갖고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정연에는 천주교인권위원회, 가톨릭농민회, 가톨릭노동장년회, 인천교구 노동사목 등이 연합하고 있다. 

권 대표는 “시국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교회의 입장을 밝힌 것에 환영한다”고 밝힌 뒤, 그러나 “노동법문제에 대해 우려만 해서 해결될까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교황님이 중립은 없다고 한 것처럼 (정평위도)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자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개악이며, 개정하면 안 된다고 강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권 대표는 백남기 씨 가족에게 위로가 되려면 책임자 처벌이나 국가배상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이외에도 정평위는 ‘대테러방지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으며, 민중총궐기에 대해 시위 내용과 목표보다 형태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8일 개막한 자비의 희년에 “희년의 정신에 따라 온 세상과 우리나라에 자비와 사랑, 정의와 평화가 충만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권오광 대표는 정평위의 논의와 결정을 환영하고 좋지만, “어떤 노력과 실천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혔으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신자들이 교회의 입장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신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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