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닷컴>, <불교포커스>에 출입금지

조계종이 일부 언론을 ‘해종 언론’(종단에 해가되는 언론)이라고 규정하고, 취재를 금지했다.

조계종은 4일 열린 중앙종회에서 인터넷매체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을 “해종, 훼불, 악성 인터넷 매체”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종언론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이 언론들에 취재지원을 중단하고 출입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유는 이들 언론이 “왜곡, 편향보도로 종단과 승가의 화합을 깨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오늘(11월 5일자) <불교닷컴>의 첫 페이지.(사진 출처 = <불교닷컴> 홈페이지)

이 같은 조계종의 결정에 대해 <불교포커스> 정성운 편집주간은 “당황스럽다. 근시안적이고, 속 좁은 종단의 결정을 보니 오히려 종단에 대해 걱정이 된다”고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심정을 밝혔다.

이어 정 편집주간은 조계종의 이 같은 결정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두 언론이 3개월간 보도한 기사를 몇몇 종회위원들이 비공개로 분석한 것으로 안다”며 “어떤 기사에 문제를 지적했고, 유념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결정들이 밀실에서 진행될 일인가”라며 결정과정에 대해 지적했다.

조계종이 5일 발표한 “조계종 중앙종회 ‘해종 언론 관련 특별 결의’에 대한 논평”에는 “총무원이 그간 해당 언론사에 정정요청과 문서경고 수준으로 절제해 왔다”고 밝힐 뿐, 구체적으로 어떤 기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 <불교 포커스>의 로고.(이미지 출처 = <불교 포커스> 홈페이지)
정 편집주간은 지난 해 “동국대 총장선거에 종단의 높은 분들이 개입”한 문제,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의 표절문제, 용주사 금권선거” 등을 기사화 한 것이 조계종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또한 그는 조계종이 밝힌 것처럼, “공식적인 정정보도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평신도 신행단체인 ‘바른불교재가모임’의 대표인 우희종 교수(서울대 교수불자회 회장)는 이같은 사태에 대해 “독재시절처럼 언론을 몰아가는 이유에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들을) 불교계에서 추방하고, 사찰에 접촉조차 못하게 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당당하다면 이런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요즘 절대적인 스님의 위치가 아닌 스님과 신도의 평등한 지위 곧, ‘주체적 신앙’과 그동안 절대적으로 누려왔던 스님으로서의 기득권에 대해 요구했던 점도 이번 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매체들이 “승가(승단)의 개선점을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조계종의 발표를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지적을 못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문제의 제공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불교포커스>는 독자들에게 이번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며, 불교계 기자들도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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