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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싸움은 특별합니다두 외국 연대자의 눈에 비친 강정의 싸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싸움, 나아가 강정으로부터 시작될 평화를 위한 싸움은 강정마을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8년여 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강정 해군기지 문제는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문제가 됐고, 연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 축복식 취재를 위해 강정을 찾았을 때, 해군기지 사업장 정문 앞 평화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 가운데는 그렇게 강정에 연대하기 위해 바다 건너 찾아온 이들이 있었다. 일본 예수회 사회사목위원장이자 상지대 신학부 교수인 미쓰노부 이치로 신부, 그리고 미국 우주의 무기와 핵에 반대하는 글로벌네트워크와 전쟁 세금 반대 위원회, 두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랜도(예명) 씨다.

이들은 이전부터 강정 해군기지 문제를 알고 있었다면서, 강정 해군기지 싸움의 본질과 그 특별함 그리고 연대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무력에 평화롭고 창의적으로 맞서는 강정의 싸움이 아주 특별하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강정의 싸움은 강정만의 것이 아니며, 전 지구 시민이 극복해야 할 자본의 세계화와 강대국 패권주의 그리고 무관심의 세계화가 일으키는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 강정 해군기지 사업장 앞에서 봉헌되는 미사에 참석한 미쓰노부 이치로 신부. 그는 신학자로서 해군기지 사업은 죄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신학자로서 저는, 강정 해군기지의 문제를 어둠과 같은 죄악이라고 봅니다”

미쓰노부 이치로 신부(일본 예수회 사회사목위원장)가 강정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한일 예수회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리고 작년과 올해 열린 ‘강정 평화 컨퍼런스’ 참여 때문이다.

컨퍼런스 참여뿐만 아니라,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매일 드리는 미사와 시위에 꼬박꼬박 참석한 미쓰노부 신부는 모든 장면을 자신의 캠코더에 담았다. 그 이유를 묻자,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 현장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면서, “일본의 대학생, 청년들 역시 일본의 역사, 한일 관계, 국제정세 등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의신학을 전공한 신학자인 미쓰노부 신부는 창조론, 은총론, 마리아론, 종말론에 대해서 연구하고 가르치지만 그것이 머릿속의 학문으로만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 아픔과 동화되어야 그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특별히 일본 오키나와 문제와 닮아 있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의신학자로서 세상 속에 드러나는 죄악의 정체를 보게 된다면서, “세계 인구 1퍼센트가 모든 것을 장악하려는 것, 국가간 이해관계가 사람들의 삶을 좌우한다는 것이 바로 모든 죄악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또 한일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서도, 역사를 연구해 보면 일본이 한국에 잘못한 것이 확실한데도 역사 인식 없이 일본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현 아베 정권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사제의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 교회가 역사 청산과 평화 운동을 위해 무엇을 함께 할 수 있겠는지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각 국가 국민으로서 가진 감정을 넘어 복음의 시선으로 두 나라의 문제와 평화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 역시 복음을 중심에 두기 때문에 오키나와 문제와 강정의 문제를 연결시키고 연대할 수 있었고, 그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쓰노부 신부는 강정에서 벌어지는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싸움, 평화를 갈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센터는 해군기지에 비해 아주 작지만, 죄와 맞선 싸움의 승리라고 본다면서, “정부의 힘이 훨씬 세고, 해군기지도 이미 들어서고 있지만,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 우리는 이미 이긴 것”이라며, 일본도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쓰노부 신부는 일본의 대학생과 한국 유학생들을 함께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교육, 특히 역사교육의 부재가 심각하다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역사와 그 사회에 대한 예비 지식이 있어야만 문제에 맞서 싸울 수 있고 또 제대로 연대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 교회가 머리를 맞대고 우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바로 젊은이들을 위한 공동 교육의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싸움을 넘어 더 큰 평화를 열망하는 강정의 싸움은 특별합니다”

   
▲ 브랜도 씨는 꼬박 6주간 강정마을을 지키다가 돌아간다. 그는 강정마을의 싸움은 해군기지 반대를 넘어 더 큰 평화를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우주의 무기와 핵에 반대하는 글로벌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미국 청년 브랜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우산을 든 채, 해군기지 사업장 앞에 앉아 있었다. 인터뷰 당시 강정에서 5주를 보내고 있던 그는 다음 주면 돌아가지만, 12월에 다시 강정을 찾겠노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동영상이나 자료를 통해 제주 강정 해군기지 사업을 지켜봐 왔다는 그는 이번에 멘토로 삼고 있는 글로벌네트워크 사무총장 브루스 개그넌의 초대로 강정에 처음 오게 됐다면서, “해군기지가 이미 많이 지어졌고, 경찰의 폭력도 가슴 아프지만, 이제라도 와서 연대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이슈와 맞닿아 있고, 환경, 전쟁, 부당한 세금 사용과 같은 부당한 문제를 명백하게 말해 주는 사건이라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며, 무엇보다 강정마을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은 미국이 안보 증강을 이유로 수많은 분쟁지역을 만들고 있는 또 하나의 명백한 사례라면서, “해군기지를 위해 들이는 많은 시간과 재원, 에너지는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며, 해군기지는 결국 핵재앙, 기후변화 등 악순환과 파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랜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우정, 사랑, 호기심, 용기를 잃지 말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한다면서, “무관심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을 더욱 단순화 시켜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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