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는 잘 팔려

천주교 수원교구 평택대리구 평택지구가 쌍용차 해결을 위한 미사를 드렸다.

▲ 9월 8일, 9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득중 지부장이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 ⓒ배선영 기자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의 관활지역인 평택지구 사제를 비롯해 서울과 인천교구 등에서 참석한 사제 15명이 8일 오후 5시 평택에 있는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쌍용차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해고 노동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은 쌍용자동차노조 김득중 지부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9일째 되는 날이었다. 

쌍용자동차 사측과 노조는 해고 이후 65개월 만인 지난 1월 21일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지금까지 협상을 이어 왔다. 양측은, “해고자 복직, 손배가압류 문제, 쌍용차 정상화, 28명의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지원 등”의 의제를 정하고 8개월째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측은 가장 중요한 해고자 복직 문제에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미사를 제안한 평택 비전동 본당 최재철 주임신부는 강론에서 “김득중 지부장이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데, 많은 평택 시민들은 자신의 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 복음에서 율법교사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고 어디까지 도와주면 되는지 묻지만, 예수의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은 고통받는 사람들은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며, 한계가 없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그 어떤 것도, 도와줄 수 없고 눈감고 그 자리를 회피해서 마음 편해지려고 하는 사람에게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며 조건을 따지고, 친한 사람이라는 이유를 떠나, 고통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함께 미사를 드린 김득중 지부장은 “올 6월에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92퍼센트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고, 대인관계가 어렵다고 대답했다”며 “우리에겐 단순 복직이 아니라 생명이고 결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1월부터 시작된 사측과의 교섭이 지금까지 30여 차례 진행됐지만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식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농성장 옆에 있는 희생자 28명의 분향소를 가리키며 “29번째 죽음을 볼 것 같다는 두려움, 절박함이 있다”며 지부장으로서 7년간의 투쟁을 온전히 끝내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오후 5시 반이면 퇴근시간인데 지금 공장 밖이 한산한 것은 연장근무 때문이며, 티볼리가 잘 팔리고 있어 생산 인원이 더 필요한데도 사측은 해고자 복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뉴스>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티볼리는 지난 7월에 국내에서 4000대 가량 팔렸고, 지난달 계약물량은 약 6000대로 공급물량에 비해 수요가 2500대 초과했다. 고객들은 차를 받으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하며, 쌍용차는 평택공장의 티볼리 생산량 확대를 고려 중이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평택에 사는 신자와 서울에서 모여 함께 온 신자, 수도자, 사제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 9일 오후 5시에 수원교구 평택대리구 평택지부가 주최한 쌍용차 사태를 위한 미사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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