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은 없고 자연만 다친다"

“생명 다 죽이고 개발업자들만 배불리는, 산으로 향한 삽질을 멈춰라”

자연공원 케이블카 사업과 산지관광정책 철회 촉구에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 학술, 노동, 정치, 법조계 등 각계 대표 400인이 선언에 나섰다.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7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행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돈보다 생명이 우선해야 하며, 관광을 앞세운 난개발을 멈출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어리석은 삽질로부터 미래를 지키고 ‘산으로 가는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연공원케이블카 사업의 첫 시험대에 올라 있는 설악산은 산양을 비롯한 수많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처이자, 5개의 보호구역으로 보호받던 곳이라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시작되면 이를 시작으로 개발광풍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광활성화, 경제활성화를 내세우는 정부의 명분에 대해서도, “산 정상의 4성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 테마파크를 그린 조감도에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면서, “소수의 이익을 위해 모든 세대가 공유하는 환경을 이토록 무참하게 희생시켜도 되는 것인가, 삶의 뿌리인 자연을 파헤치며 버는 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지 않으면 창조물을 보호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이며, 후손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설악산 개발 조감도. (이미지 제공 = 녹색연합)

최중기 교수(인하대 명예교수)는 “설악산은 개발 대상이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면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경제성은 이미 그 실효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케이블카로 자연을 훼손해 오히려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은 우매한 정책일 것”이라고 질책했다.

천주교 대표로 참석한 예수회 조현철 신부는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바로 생태학의 근본 원리”라면서, “특히 사람은 절대적으로 자연에 의존하고 있는 존재다. 자연이 망가지면 사람이 망가질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파괴를 통해 추구하는 경제적 이익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을 잃는 것이며, 단기적으로 토건업자들의 이익만 채우는 일이다. 환경부는 이전 사업 신청을 거부했듯 이번 케이블카 사업도 단호히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400인의 각계 대표들 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설악산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환경부에 사업 철회 청원을 보내거나, 정부 결정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항의전화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