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자연공원 케이블카 반대

한국 천주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비롯한 자연공원 케이블카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를 비롯한 여러 교구 환경사목위와 교회 환경조직들은 7월 27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분별없는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당장 멈출 것과 관광활성화를 내세워 전국의 산을 파헤치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강원도가 추진해 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산양 서식지 문제 등 환경훼손을 이유로 부결됐지만 이번에 노선을 바꿔 제안해 환경부가 지난 6월부터 검토 중이다.

▲ 설악산 소공원과 권금성 사이를 운행하는 케이블카.(사진 출처 = 설악케이블카 홈페이지)

이들은 인간이 지구를 함부로 대하고, 다른 피조물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착각과 자연 위에 군림한다는 특권의식으로 행동한 결과를 4대강 사업에서 생생히 목격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의 결과에 대한 반성 없이 전국에서 추진되는 케이블카 사업, 전국 산지 70퍼센트에 관광휴양시설을 허용하는 정책은 “산으로 간 4대강사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 심의 과정에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대기업의 요구를 분별없이 받아들여 “평창올림픽에 맞춰 설악산 케이블카를 추진하라”고 한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부 부처들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며, 설악산이 뚫리면 이미 지리산, 신불산, 팔공산 등 전국 보호구역에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케이블카 사업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이해하지만, 공동의 집을 허물고 얻는 것이 과연 지역 주민들의 삶에 진정한 도움이 될지 냉철히 돌아보라”고 당부하는 한편, “케이블카의 환상에 속지 말고, 현 세대와 미래 세대, 지역주민과 야생동식물이 함께 행복을 누릴 대안을 찾아 가자”고 말했다.

해당 지자체인 강원도 양양군과 환경부는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 장애인과 노인 복지를 위한 일이라는 입장이며,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에는 건설 공법이 친환경적이고, 등산로 대신 케이블카가 오히려 환경 파괴가 덜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성명에는 환경소위를 비롯해 서울, 수원, 의정부, 부산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위원회탈핵자연에너지팀 등이 참여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18일 환경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하고 기후변화 등 생태 위기는 자원을 착취, 낭비하는 경제구조 등을 개혁하고 불평등 해소와 생태적 회개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