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레시다 문헌 - 95]

6.1.4 제자이자 선교사이신 마리아

266. 동정 마리아께서는 “아들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삼위일체적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존재가 가장 위대하게 구현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다. 성모님은 믿음으로,(루카 1,45 참조) 하느님의 뜻에 순종함으로써,(루카 1,38 참조) 그리고 항상 말씀과 예수님의 실천을 묵상하심으로써(루카 2,19, 51 참조) 주님의 가장 완벽한 제자가 되셨습니다.(“인류의 빛”(Lumen Gentium), 53항 참조) 인간구원을 위해 세상에 당신의 말씀을 보내시려는 아버지의 계획에서 대화 상대자로서, 마리아는 믿음으로써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의 첫째 신자가 되시며 제자들의 영적 재탄생을 위해 협력하고 계십니다. 복음에서 그녀의 모습은 그리스도를 참되게 따르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자유롭고 강한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제자로서 신앙의 순례를 전체적으로 체험하셨으나 몰이해로부터 온전히 건져지지 못하셨기에 끊임없이 아버지의 구원 계획을 추구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계약의 신비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고자 깊은 친교를 이루며 십자가 아래에 서 계신 것입니다.

 
267. 그녀를 통해 섭리의 때가 찼으며,(갈라 4,4 참조) 가난한 이들의 희망과 구원에 대한 열망이 실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자렛의 동정 성모님은 당신 아드님을 잉태하고 가르치고 그분이 궁극적으로 희생하실 때까지 함께 하면서 구원의 역사에서 독특한 사명을 수행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요한으로 대표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파스카 시간에서 직접 솟아 나오는 마리아의 모성이라는 은총을 맡기셨습니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7) 사도들과 함께 성령을 한결같이 기다리면서,(사도 1,13-14 참조) 그녀는 선교적 교회의 탄생을 도왔으며 교회의 정체성을 깊이 드러내는 성모님의 봉인을 교회에 남겼습니다. 백성들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모든 이들 가운데서 형제애적 유대를 강화시키시고, 화해와 용서를 증진시키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한 가족, 하느님의 가족임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우십니다. 마리아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성령과 함께이며 마찬가지로 우리 형제, 자매들과 함께 있습니다.

268. 인간 가족과 마찬가지로 교회 가족은 “영혼”을 주시고 가족의 공동생활에 온유함을 주시는 어머니를 중심으로 형성됩니다.(‘푸에블라 문헌’(Puebla Document), 295항 참조) 교회의 어머니시며 인류의 모범이자 패러다임이신 마리아께서는 친교의 형성자이십니다. 교회의 근간이 된 사건들 가운데 하나는 마리아에게서 “예”라는 그 대답이 솟아 나왔던 그때였습니다. 성모 순례지에서 우리가 종종 체험하듯이 그녀는 예수님과 그분의 교회와 친교를 이루도록 백성들을 이끄십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동정 마리아와 마찬가지로 어머니입니다. 교회에 대한 이러한 마리아적 비전은 단순히 기능적 역할에 머물거나 관료주의적 태도를 보이려는 교회에 대한 최상의 해독제입니다.

269. 마리아는 당신 아드님의 사명을 이어받아 선교사들을 양성하는 위대한 선교사이십니다. 구세주를 낳으신 것처럼 그녀는 우리 아메리카 대륙에 복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저 과달루페의 사건에서, 마리아께서는 겸손한 후안 디에고와 함께 우리를 성령의 은총으로 안내해 준 성령 강림대축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때 이후 무수히 많은 공동체들이 예수님의 제자이자 선교사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영감을 그녀 안에서 발견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가 우리 민족들의 여정에 함께 하시면서 그들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시어 그들 안에서 그 민족의 가장 고귀하고 가장 중요한 특성들을 맡아 오신 점을 기쁘게 주목합니다. 대륙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다양한 신심과 성지들은 마리아가 그 백성들에게 얼마나 가까우신지 증언하고 있으며, 그 백성들 역시 그녀에게 헌신하는 이들이 그녀에게 느끼는 신심과 신뢰를 잘 드러내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그들과 함께 하시고, 그들은 마리아를 어머니요 자매로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번역 : 배우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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