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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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 같은 니리

- 박춘식

애국가의 하느님, 작년에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들이 가라앉았습니다

여린 손발이 어푸푸 가라앉았습니다

이 나라 미래가 가라앉았습니다

하느님, 올해에는

개떡 같은 나라가 침몰하였습니다

개떡 같은 너러가 사라졌습니다

행무부는 개떡 같은 노로

입입부는 개떡 같은 누루

사무부는 개떡 같은 느르 그리고

궁민(窮民)은 개떡 같은 니리가 되었습니다

애국가 만세의 하느님,

나라 꼬라지를 표현할 단어가 음씀니따

찾고 또 찾아도 앙 보임니따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4월 20일 월요일)
 

어느 유족의 글을 보았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욕을 하네요.... 이런 개떡 같은 나라” 이 말에 숨이 막힙니다. 어느 분의 특강에서- “대통령 국회의원 되기 위해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사람들만 있지, 대통령 국회의원 된 다음 어떤 일을 멋있게 처리하는 사람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아주 정확하게 말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저 자신을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1년 동안 1미터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집에 가서 마루나 닦는 것이 더 나을 듯합니다. 저도 십구공탄에 걸레를 삶아 방바닥을 닦으려고 합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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