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비행 때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0일 영국의 키스 오브라이언 추기경이 성직자의 모든 의무에서 사임하기로 한 결정을 받아들였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영국에서 스코틀랜드 지역교회의 수장이었다. 그는 성적 비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오브라이언은 추기경 칭호는 유지하지만, 아주 개인적인 생활 외에는 아무런 공적 역할도 맡지 않게 된다. 교황은 지난해에 스코틀랜드에 그의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개인 특사를 보내기로 결정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런 결정은 조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전체 조사 내용은 특사인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몰타 대교구)와 교황만 알고 있다.

오브라이언 사건은 2013년 2월 23일에 <옵서버>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처음에는 부인했으나 다음날인 24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선출 8주년 축하미사에 불참했으며, 25일에는 그가 전에 제출한 사퇴서가 25일자로 발효됐다고 발표됐다. 그는 이어 3월 3일에는 성명을 내고 "내가 사제로서, 대주교로서, 추기경으로서 내게 기대된 합당한 기준에 나의 성적 행위가 못 미쳤던 때들이 있던 것을... 인정한다"고 발표하고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존재가 알려진 그의 피해자로는 현직 사제 세 명, 전직 사제 한 명이 있다. 이 전직 사제는 그가 대주교로 임명되자 사제직을 떠났는데, "주교의 권력으로 그는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인간으로서 인격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옵서버>에 밝혔다.

사건 폭로 뒤 교황청은 그에게 "기도와 회개"를 명했는데, 약 1년 전에 한 피해자가 교회가 진실을 왜곡하고 사건을 덮으려는 "무서운 기계"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개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보냈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이번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2013년에 가톨릭교회와 스코틀랜드인들에게 한 사과를 다시 하고 싶다"면서 "교황이 내가 해를 끼친 이들과 나를 아버지처럼 돌봐 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대교구와 스코틀랜드, 내가 해를 끼친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여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의 후임자인 현 세인트앤드루스-에딘버러 대교구장 리오 커슐리 대주교는 "교황의 결정이 공정하다고 믿는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의 행동은 많은 이를 불쾌하게 했으며 신실한 가톨릭 신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 교회의 신뢰가 떨어지게 만들었다"면서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할 것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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