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용 화장실과 샤워실도 짓는 중

교황청에서 곧 노숙자들이 무료로 이발을 할 수 있게 된다.

교황청은 지난해에 성 베드로광장 근처에 노숙자들이 쓸 수 있도록 일반 화장실 옆에 화장실과 샤워 시설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에 추가된 것이다.

무료 이발 봉사는 오는 2월 16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있으며, 월요일에 비번인 다른 이발소의 이발사들이 자원봉사할 예정이다. 면도기, 이발가위, 거울, 이발의자 등의 비용은 대부분 기부 받아 충당할 것인데, 일부는 이미 교황청에 기부된 상태다.

화장실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교황청의 복지 담당인 크라제프스키 대주교가 지난해에 프란코라는 이름의 한 노숙자와 만났을 때 나왔다. 이 노숙자는 크라제프스키 대주교와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초청을 거부하면서, 자기 몸에 냄새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 한 중식당에서 만나 식사하면서, 그는 “여기(로마)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먹을 것은 쉽게 구한다. 하지만 볼 일을 보고 몸을 씻을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대주교에게 말했다.

▲ 서울의 한 지하도에서 잠자고 있는 노숙자들.ⓒ지금여기 자료사진
지난해 11월부터 성 베드로 광장의 주랑 밑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붙여 세 칸의 샤워실을 짓는 공사가 시작됐다. 또 노숙자가 자주 모이는 로마의 본당 열 군데를 골라 각기 샤워실을 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 관해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교황이 지난 1월 중순에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필리핀의 코라손 솔리만 사회복지장관은 마닐라 길거리에서 490명의 거지와 노숙자를 붙잡아 교황 방문 기간 중에 호화 숙박시설에 집어넣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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