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세계 평화의 날’ 미사

새해 첫날, 가톨릭교회가 기념하는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경기도 파주시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남북한 화해를 기원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기도 한 이날 미사에는 신자 260여 명과 사제 10여 명이 참석해 해방과 분단 70주년을 맞이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 1월 1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세계 평화의 날’ 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미사를 주례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세계 평화의 날 미사를 민족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지은 성당에서 드리게 된 것에 의미를 뒀다. 그는 강론에서 “6.25전쟁은 남과 북을 이념, 정치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심하게 갈라지게 만들었으며, 남쪽은 남쪽대로 정치,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그 양극화와 분열의 정도가 위험스러울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올해 우리 교회의 화두는 ‘평화’가 되어야 마땅하다”면서, 쿠바와 미국이 화해한 것처럼 남북 관계도 예수 그리스도와 교황의 중재로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주교는 신자들에게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계속하고, 가정과 공동체,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며, 형제애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일치를 이루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해 첫 미사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봉헌한 신자들은 해방, 분단 70주년인 2015년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해가 되길 바랐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소속 신자는 아니지만 이 성당을 자주 방문한다는 전주희 씨는 “한반도 평화를 지향으로 미사를 드리는 것이 이 성당의 지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중에 이렇게 미사를 드리니 뜻깊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임성자 수녀(천주섭리수녀회)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평화의 상징으로 지어진 성당이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고, 특히 북한과 남한 작가들이 함께 만든 제대 뒤 모자이크화를 볼 때마다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임 수녀는 “(남북한이) 분단돼 있지만 서로 소통하고 지내는 주님 안의 한 형제, 한 가족임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천주교가 기념하는 ‘세계 평화의 날’은 제1, 2차 세계대전 뒤에도 끊임없는 지역분쟁과 핵전쟁의 위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1967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선포돼 1968년부터 매년 1월 1일에 지낸다. 교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기도 한 이날, 한 해 동안 일어날 모든 일이 평화롭게 이뤄지기를 마리아를 통해 기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12월 8일 발표한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인간은 관계적 존재로, 정의와 사랑에 힘입은 인간관계를 통하여 완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 자유, 자율의 인정과 존중이 인간 발전의 기초가 된다”며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우리가 모든 사람을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형제자매로 여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1월 1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열린 ‘세계 평화의 날’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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