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서 4년 연장, 55살 이상 파견허용 확대

“알바-> 기간제-> 파견, 평생 정규직은 없다.”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대책안에 대해 비정규직 당사자들은 “노비계약을 4년으로 늘리고, 나이든 노비는 헐값에 맘대로 써도 되도록 노비문서를 바꾸면서 곡식 한 바가지를 더 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정부는 35살 이상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55살 이상 파견 허용 업종을 추가로 발굴하는 등의 내용으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노사정위원회에 논의를 요청했고 29일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박점규 집행위원은 12월 3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정책대로라면) 기업은 신규 채용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안팎이면 일에 숙련되고, 그 사람을 4년 동안 고용할 수 있으며, 이를 반복하면 되는데 어느 기업이 신규채용을 하겠냐”고 말했다. 게다가 고숙련이 필요하다면 55살 이상의 파견근로자를 쓰면 되는 것이다.

이어 “35살 이하는 알바나 2년제 기간제 근로자로 살다가, 35살이 되면 4년제 기간제로, 55살이 넘으면 파견 근로자로 살아야 한다. 인생에 정규직이 없어진다”고 한탄했다.

지난 29일에는 제조업 사내 하청, 각계 비정규직 종사자 5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그래 죽이기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업들에게 숙련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려먹으라는 것”이라고 정부의 대책안을 비판하며 “비정규직법(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없애고, 근로기준법 9조 중간착취 금지 조항에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라고 요구했다.

▲ 범시민, 지역 단체가 씨앤앰 농성장 앞에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절규와 피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배선영 기자

한편, 정부가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며,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의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전히 거리, 전광판, 굴뚝에서 노동자들이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30일에 씨앤앰 농성장 앞에서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절규와 피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라는 범시민, 지역 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강동시민연대,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 네크워크 등 총 234개의 단체는 전광판 위에서 49일째 고공농성중인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와 18일째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인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40여 일째 파업과 노숙 농성 중인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간접고용 노동자를 지지하며 연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는 비정규직, 파견직을 더욱 남발하게 될 엉터리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절규하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닦아 주기 위한 대책과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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