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이정기씨, 언론 국민주권을 위해 단식농성

 

지난 2월 19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불매운동을 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에서 활동하다 기소된 24인에 대하여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항의하며 김성균 대표는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7층 복도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였으며, 지난 해 7월 호주에서 열리는 제23회 ‘가톨릭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려고 공항에 나갔다가 출국금지로 참석을 못했던 이정기(루치오,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감골성당, 30세)씨가 이어서 지난 목요일부터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농성장에서 그를 인터뷰하였다. 

이정기씨는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카페의 운영진으로서, 현재 천주교 수원교구 비다 누에바(Vida Nueva 새로운 삶) 청년 꾸르실료 대표로 일하고 있는 직장청년이다. 이정기씨는 평소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냉담률이 높은 청년신자들에 대한 영적 쇄신운동을 하고 있다. 로마에서 어느 사제에게 총고백을 하고 받은 십자가 목걸이를 항상 착용하고 있는 이정기씨는 "자기 고백과 신앙에 대한 첫마음을 항상 기억하겠다"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에 기소된 24명 뿐 아니라 대부분 평범한 시민"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교구인터넷신문에서도 기자로 일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러한 운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불의에 저항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부터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나 안티조선 운동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조중동의 왜곡보도를 경험하게 되었고, 비리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단식 농성은 재판을 거부하며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주변에서 1심 재판을 두고 보자는 의견이 많아 미루어두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을 보고 김성균 대표가 먼저 삭발단식을 시작하고, 이어서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자동차 업체에 다니고 있는 이정기씨는 이번 단식을 위해 회사에서 휴가를 얻었으며, "공교롭게도 재의 수요일 다음날부터 사순시기에 단식을 하게 됐다"면서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 십자가 목걸이를 의식하며 "기도하면서 예수님의 수난의 삶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에 출국금지 당하고 난 뒤에 본당 사제인 배용우 신부는 이정기씨를 위해 본당 차원에서 '시국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지난 해에 출국금지 당한 뒤에도 본인이 청년대표로서 직접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해 왔지만, 당시 성체조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예수님이 마치 '넌 거기까지 하면 됐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고, 나를 여기다 던져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불의에 맞서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정의로운 일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어려운 시국이다. 교우님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를 많이 해 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이정기씨는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촛불평화미사에 참석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사 후에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과 재판상황을 소개하고 미사 참석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한상봉/ 지금여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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