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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누리꾼 과잉 출국금지로 이정기씨, 세계가톨릭청년대회 참가 못해인터넷에서 조중동 광고 싣기 반대 운동하다 출국금지 당해
10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제23회 ‘가톨릭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려고 공항에 나갔던 한 가톨릭 청년이 지난 9일 4시경 출국금지를 확인받고 되돌아오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조선, 중앙, 동아 일보 광고 싣지 말기 운동과 관련해서 지난 8일 검찰이 누리꾼 20여명을 출국금지시킨 뒤 처음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세계청년대회는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를 주제로 세계 각국에서 약 700여 명의 추기경과 주교, 2천여 명의 사제와 수도자, 약 50만 명의 청년이 참가하는 행사인데, 10일~20일까지 열리며,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방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장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의정부 교구장 이한택 주교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각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청년 등 천여 명이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다.

   
출국금지에 항의하는 이정기 씨. (사진출처-프레시안)

수원교구에서도 45명의 청년 참가자들이 청년대회를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 출국금지 조치로 시드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이정기(29, 루치오)씨는 이 참가단의 대표였다. 이정기씨는 수원교구 감골성당 청년회 회장이며, 교구에서는 ‘비다 누에바’라는 청년신앙쇄신 프로그램의 회장이기도 하다. 이정기씨는 청년대회 준비로 피정에 들어가 있었던 탓에 검찰의 발표를 듣지 못한 채 공항으로 나가서 출국수속을 마치고 소화물까지 붙인 연후에야 최종 출국심사대에서 신원조회 중 출국금지된 것을 알았다. 결국 탑승하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 이정기씨는 “이번 청년대회 준비과정에도 참여하고, 현지에 가서 사진촬영과 인터뷰 등 활동을 해야 하는데 지장이 생겨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기씨는 자신이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데 대하여 “아마도 카페 운영진이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운영진도 출국금지 대상으로 올라와 있는데 알 수 없으며, 아직껏 검찰에선 서면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 “검찰이 불법으로 몰아가는 광고주 목록게시글을 올린 적도 없으며 카페활동 관련보도를 카페 언론보도방에 링크시킨 게시물 5개가 도우미 활동의 전부”라고 말한 것으로 전달하는 바람에 자신이 “발을 빼려고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이씨는 피해갈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며 “현재 카페 동료 및 사회단체 사람들과 어떻게 대처할지 의논중”이라고 말했다.

이정기씨가 운영진으로 활동했던 카페는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이며, 지금은 카페 이름이 ‘언론소비자주권운동국민캠페인’으로 바뀌었다. 그는 “조중동의 보도행태에 대하여 평소 불만을 갖고 있었는데 다음 아고라에서 이 카페를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고, 그동안 지켜보고만 있다가 지난 5월 24일 경찰의 강경진압 소식을 접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기씨는 “최근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보면서 정말 반가왔고, 이 어지러운 시국에 문제가 빨리 해결되도록 기도하고 있으며, 지금 호주에 가 있는 청년들 역시 저를 위해, 시국을 위해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신부님한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의 출국조치는 아무래도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일정(청년대회)을 마치면 다시 돌아올 텐데, 도주우려가 전혀 없고 증거인멸의 위험도 없고 이미 인터넷을 통해 신원을 다 아는데 출국금지라니, 도무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 행동은 '정치검사=떡검'이라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민언련의 정연우 대표와 누리꾼 두 명은 '떡 좋아하는 검사님들께 떡 드립니다'라는 손 팻말과 떡을 들고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들을 만나러 들어갔다.(사진출처-프레시안)

한편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 언론에 광고를 실은 기업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출국금지된 누리꾼들은 검찰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50여 개 언론시민사회단체와 일부 누리꾼으로 구성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 행동)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통 '출국금지'는 국외 도피의 우려가 있는 중대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취해지는 조치”라며 “검찰은 '조·중·동 광고 기업 항의·불매 운동'을 처벌할 마땅한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미국 등의 판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국내법 근거가 없다고 다른 나라의 판례를 끌어와 처벌하겠다는 검찰의 발상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디어 행동은 “검찰이 피해자들도 원하지 않는 수사를 출국금지라는 무리한 수단까지 동원해 밀어붙이는 진짜 의도는 ...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제약함으로써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을 구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으며, 이 사안을 담당한 서울지방검찰청 구본진 검사를 만나려고 했으나 실패하였다. 그러나 출국금지로 손해를 입은 누리꾼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날 이정기씨는 “금전적으로 행사를 위해 지불한 항공료 등 제반 비용이 환급이 안 돼 시간, 금전, 정신적 피해에 크다”며 검찰에 문제제기할 뜻을 비추었다.

한상봉 200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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