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시국미사’ 봉헌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안에 합의하고 학생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대전교구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행동을 이어갔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10월 6일 저녁 대전 대흥동 주교좌성당에서 사제 90여 명과 수도자, 평신도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정평위는 미사 끝에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주교회의 정평위의 입장, “치유는 실재적 진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재차 천명하고 “근본적인 치유와 쇄신의 시작은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 참사의 진실이 명백히 규명될 때까지 희생자 가족과 연대해 기도와 행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봉헌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국미사’. ⓒ정현진 기자

정평위는 정부에 대해서는 헌법에 따른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할 것과 진상규명, 책임 규명에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5월 19일 담화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 언론에 대해서도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심각한 실망과 불신을 안겨 줬다고 지적하면서, 진실을 성실히 전할 것을 촉구했다.

정평위는 특히 유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세력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유족들에게 더한 아픔과 상처를 주는 죄악의 언행을 중단하고 사죄할 것”을 요구하면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국가는 명예훼손과 인권모독의 범죄로 그들을 엄중히 다스릴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 미사에 참여한 평신도, 수도자.ⓒ정현진 기자

미사 중에는 세월호특별법 설명과 유가족 발언도 있었다. 먼저 문현웅 변호사(정평위 부위원장)는 세월호특별법에서 기소권과 수사권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무엇보다 9월 30일 여야 합의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9월 30일 여야 합의안은 유가족이 양보한 두 가지를 왜곡했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야가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야는 수사 대상과 범위를 한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10월 말까지는 요구할 시간이 남아 있다. 제대로 특별법을 만들 수 있는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고 김웅기 군 아버지 김학일 씨. ⓒ정현진 기자

유 가족 발언에 나선 고 김웅기 군 아버지 김학일 씨(루도비코)는 유가족으로서 거리에서 접하는 현실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그는 광화문과 팽목항을 여전히 거짓의 무리인 정치인, 공무원, 언론들이 둘러싸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이제 그만 집에 가라. 로또에 당첨됐지 않느냐는 말을 듣고 있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일 씨는 “라자로의 무덤 앞 돌을 치워준 것처럼 예수님이 유가족의 어깨를 누르는 돌, 정치인과 언론들의 눈과 귀를 가린 돌을 치워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주님의 말씀이 꼭 이뤄질 것이니 늦더라도 기다리라는 성경 말씀을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9일, 십자가 순례 중 깨달은 것은 가장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은 ‘무관심’이었다면서, “순례 중 십자가를 내려놓고 싶은 순간마다 함께 걸었던 신부님과 수녀님, 시민들이 눈물을 닦아 주고 힘을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