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세월호 규명, 우리와 내일을 위한 절체절명의 기도"

“우리 앞에 남은 것은 결국 비극 앞의 무심의 일상이요, 시간이 밀어붙이는 망각의 관성입니다. 울 능력마저 앗아간 불구의 시간입니다. 정치권도 대통령도 눈물을 잃어버린 이들입니다. 희망을 저버린 참혹한 이들입니다. 이제 저 옛날 40일의 정개로 자신의 길을 가늠했던 예수의 마음을 청할 때입니다. 우리의 길을 헤아릴 때입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대통령의 회개, 책임 있는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단식기도회를 제안하고 전국의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25일 오후 3시부터 광화문 농성장에서 시작되는 기도회는 노숙 단식이며, 매일 오후 6시 30분에는 현장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미사 장소는 25일 결정된다. 사제단은 지난 15일까지 세월호 가족 동조 단식 농성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수도자, 평신도들이 동참하는 가운데, 비공식적으로 광화문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세월호 가족 동조 단식 기도회. ⓒ정현진 기자

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기도회를 제안하며,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단호한 요청을 따라 다시 모여 함께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고자 한다면서, “이것은 비단 꺼져가는 생명 하나를 위한 절박함이 아니라 우리와 내일을 위한 절체절명의 기도이며, 어제의 죽음과 오늘의 생명, 내일의 죽음을 마땅하게 대접하기 위함”이라고 호소했다.

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교구나 수도회, 본당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개별적 기도로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 했다.

단식기도회 참여에 필요한 준비물은 노숙에 필요한 개인 물품과 성무일도, 묵주, 장백의와 영대 등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