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혼 대주교 방한 강연

▲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 혼타이파이 대주교 ⓒ배선영 기자

교황은 가난으로 교황청과 가톨릭교회를 개혁할 것이라고 현재 방한 중인 교황청 고위성직자가 밝혔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인 혼타이파이 대주교(사비오)는 11일 서울 살레시오회에서 한 ‘교황 방한이 동북아 교회에 주는 의미’라는 강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에 일본 선교를 꿈꾸면서 과거 중국 명나라 말기에 중국 선교를 했던 마테오 리치를 배웠다고 지적했다.

혼 대주교는 마테오 리치가 쓴 유명한 <교우론>(交友論, 친구론)에는 가난해도 친구를 많이 얻는 것이 돈이 많은 것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이야기처럼 “가난을 원동력으로 삼아 교황청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를 개혁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테오 리치는 예수회 소속의 선교사로 동양 문화에 적응한 선교를 주창했으며 중국 지식인층에 많은 친구를 얻어 아시아 선교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출신의 첫 교황이다.

▲ 11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에서 ‘교황님 방한이 동북아 교회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혼 대주교 차관의 강연이 열렸다. ⓒ배선영 기자

혼 대주교는 또한 동북아시아가 남북한 등 여러 나라 사이의 갈등이 얽힌 지역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사람은 평화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간단하면서도 잊기 쉬운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교황은 사람들이 용기와 평온함을 가지고 평화를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의 메시지를 따라가 보면 평화 없이는 살 수 없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큰 희생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거듭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혼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 가지 특징을 들어 그의 방한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에 행사에서도 연설은 짧게 하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황에게 “방문”이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의미하며, 만나는 것은 그들과 함께 나누고 가진 것을 교환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살레시오회 소속인 혼타이파이 대주교는 홍콩 출신으로 2010년 12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차관에 임명됐다. 당시 그의 임명은 교황청과 중국 간의 관계 개선과 중국 선교를 돕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인류복음화성은 교황청에서 선교 활동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그의 이번 방문의 주목적은 13일에 개막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이다.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23개국의 아시아 청년 2000여 명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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