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몇 주 전에 부모님을 뵈러 본가에 다녀왔다. 집으로 가는 도중 만난 택시 기사님이 수도생활에 대해 관심 있게 물으시더니, 교황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다. 당신은 불자이신데 교황님의 행보를 지켜보며 크게 감명 받았다는 것이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이탈리아 마피아를 대하는 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방탄유리 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에 대해 존경을 표하셨다.

나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교황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타종교 사람들까지도 감동과 존경을 표하는 것이 기쁘고 감사했다.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두고 가톨릭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교황님의 방한을 축하하며 천주교 문화 · 예술 · 체육인들이 노래한 ‘코이노니아’는 유명배우, 가수, 선수들이 참여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코이노니아는 그리스어로 ‘공동체’, ‘친교’, ‘소통’을 의미하는 말이다. 작사, 작곡을 맡은 노영심 씨는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이 더 좋아질 것 같았다고 말한다. 그렇게 기도하고 한마음이 되면 가장 아름다운 꽃다발이 되지 않겠느냐고.

▲ 교황 방한 홍보 뮤직비디오 ‘코이노니아(Koinonia)’의 한 장면

당신에게 내 기도를 주고 싶어요 푸르른 꽃씨 같은 사랑의 마음
너와 나는 하나 같은 꿈속에 피어 우린 모두 선물이 된다

당신에게 내 눈물을 주고 싶어요 따뜻한 그 물결 같은 진실의 마음
아픔 없이 줄 수 없는 엄마의 기도처럼 아름다운 선물이 된다

코이노니아 코이노니아 온 세상이 당신 숨결로 하나가 되어
하모니아 하모니아 온 마음이 당신 길 위에 빛이 되어

당신 앞에 내 그늘을 내려놓아요 잔잔한 그 빛으로 날 채워주지요
더 깊은 곳에 세상, 더 큰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된다

그대에게 내 눈물이 꽃씨가 될까 그대에게 내 기도가 선물이 될까
너와 나는 하나 같은 꿈속에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된다

코이노니아 코이노니아 나의 손이 너의 손 위에 하나가 되고
하모니아 하모니아 이 땅 위에 그대 평화가

세상을 보면 아픔이 참 많다. 우리나라는 세월호 문제로 아직 진통 중에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중 다수가 어린이와 민간인이다. 아프리카는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 많은 이들이 죽음의 위협에 놓여있다.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 우리가 모르는 아픈 사건들, 기도가 필요한 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대에게 내 눈물이 꽃씨가 될까. 그대에게 내 기도가 선물이 될까. 너와 나는 하나 같은 꿈속에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된다’는 노랫말이 더욱 다가온다. 지금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마음,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 자체가 하나의 선물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마태 18,19) 하신 주님은 우리가 간절히 청하는 것을 들어주실 것이다.

교황님의 방문을 기다리며, ‘코이노니아’가 의미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와 사회가, 나아가서는 세계 공동체가 서로 소통하고 친교를 나누며 연대할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된다. 또한 삶으로써 희망과 감동을 나누시는 교황님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황난영 수녀
(율리아나)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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