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생일잔치’ 인천교구 농민주일 기념 미사와 농민축제 열어

▲ 20일 인천 서운동성당에서 열린 농민축제에 참석한 농민이 직접 풍물패에 참여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배선영 기자

“내 밥상에서 매일 만나는 농민인데, 그동안은 농민이 아니라 시장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20일 천주교 인천교구 서운동성당에서 제19회 농민주일을 맞아 기념미사와 농민축제가 열렸다. 축제에 봉사자로 참여한 신서자 씨는 “농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내면서 농민을 내 삶과 연결해서 바라보는 시야가 생겼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는 생명농산물 직거래장터, 자전거발전기로 과일주스 만들기, 유전자 조작 농산물 반대를 위한 NON-GMO 국산 즉석 팝콘 만들기, 내 손으로 만드는 천연염색, 천연모기퇴치제 만들기 등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지난 18일 정부가 쌀 수입 전면 개방을 발표한 것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강화군 하점면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근창 씨는 “정부가 대안도 없이 쌀 시장을 개방해 농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이 씨는 “오늘만 농민을 위하는 날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 농산물을 먹어주면 매일이 농민의 날이 될 것”이라고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근창 씨는 잘 치지는 못하지만 “농민의 생일”을 즐기는 마음이라면서, 징을 치며 풍물놀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 농민축제에 참여한 신자들이 쌀 시장 개방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행사를 준비한 천주교 인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이대원 사무국장은 “농민이 풍물놀이에 나선 것에는 농민 스스로 축제를 즐기며 농민이 주인인 날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사회에서 농민이 대우받는 직업군이 아닌데, 오늘만이라도 농민이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란 걸 느끼고 해주고 싶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생명농산물 직거래장터에서 민들레즙과 포도즙을 판 이순옥(김포시 하성면) 씨는 “오늘 같이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미사 주례를 맡은 정신철 주교(인천교구 보좌주교)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이 1995년부터 농민주일이 생긴 계기라고 전하며 “쌀 개방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니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 20일 인천 서운동성당에서 제19회 농민주일을 맞아 기념미사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 아이들이 천연모기퇴치제를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 ‘우리 밥상을 지켜주세요.’ 우리 농산물을 지켜달라는 아이들의 메시지. ⓒ배선영 기자

▲ 무농약 팝콘옥수수로 즉석에서 팝콘을 만들어 먹는 코너가 마련됐다. ⓒ배선영 기자

▲ 아이들이 자전거발전기를 이용해 토마토주스를 만들고 있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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