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최기산 주교 “노동시장 유연화가 빈곤층 증가의 원인”

천주교 인천교구가 13번째 노동자주일을 맞아 교구장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념미사를 봉헌한다. 기념미사 전후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연극 공연과 갖가지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이주사목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노동자주일 행사는 오는 27일 인천교구 가톨릭회관 504호에서 개최된다.

오후 1시 30분 연극 공연 <70’ 여공>이 무대에 오르고, 이어 노동자주일 미사가 3시에 봉헌된다. 미사 후에는 이주노동자들이 함께하는 나라별 음식 나눔과 민속품 장터가 열린다.

연극 <70’ 여공>은 1970년대 당시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이총각 전 동일방직 노조 지부장을 비롯해 청계피복노조에서 활동한 신순애 씨, YH무역노조의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등 실제 인물들이 직접 출연해 현재와 다름없는 40년 전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이와 별도로 인천교구 내 본당은 27일 주일 미사에서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2차 헌금을 실시한다. 헌금은 교구 내 노동자와 그 가족을 위한 교육과 상담, 지원사업,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 등에 쓰인다.

인천교구는 지난 2002년 한국 천주교회의 교구 가운데 맨 처음으로 노동자주일을 선포하고, 매년 노동절(5월 1일)에 가장 가까운 주일을 노동자주일로 지내왔다.

최기산 주교 “노동자 향한 투신과 연대 계속해야”

앞서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노동자주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노동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 주교는 ‘대규모 정리해고, 공공재 민영화, 노동조건 악화로 인한 노동자 가정 해체, 노동자 자살’을 언급하며 “노동의 문제가 특정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동 책임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 주교는 한국 사회에서 빈곤층이 증가하는 원인을 “고용 불안을 일으키는 비정규직의 증가, 높은 실업률,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파견법, 청소년 노동인권의 취약함, 열악한 조건 속에서 생활하는 이주노동자 문제의 악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주교는 “교회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사명을 지속하며, 노동자들을 향한 투신과 연대를 계속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강조하며, 노동 문제에 연대와 관심, 기도와 사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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