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세상에 하나를 쓰고 싶다.
내가 눈물이 날 것 같애.
진정으로 이거 못 지키면 안된다.
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포기를 못해.
니를 놓고 질 수는 없다.
나는 그나마도 그나마도 청와대를 들락거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짓밟힐 줄은 이렇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
너무 살기 싫다.
이 산을 돌이켜 가지고 외면할 수는 없다. 진짜 외면할 수는 없다.
끝까지 못 지키고 이렇게 내가 허무하게 간다는 것은 너무 허무하다.
너무 비참하다.
내 자신이 이렇게 초라하고 비참할 줄 몰랐네.
‘앓느니 죽겠다’라는 선조들의 속담이 있잖아.
내가 만약에 지키다가 심하게 다치는 것보다 앓느니 죽고 싶다.
많은 사람 괴롭히면 안 되잖아.
주위 사람 편케 하고 내 편케 하기 위해서라도 귀신도 모르게 갈 거야.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애들 아버지에게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미안했는데
남은 여생을 진짜로 진짜로 진국으로 한번 살아보려고 했는데
내가 아닌 밤중에 날벼락을 맞을 줄을 몰랐다.
내 발을 디딘 내 나라에 이 땅에 나는 끝까지 끝까지 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 사라 할매는 129번 현장에서 촬영하고 있는 나를 보시곤, “라파엘, 라파엘~” 하며 올라오셨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할매는 유서를 쓰고 싶다고 하셨다. 하나는 세상에, 또 하나는 애들에게 남기고 싶다고 하셨다. 할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한 말씀을 남기셨다. 오늘은 세상에 남긴 구술을 옮겨 소개한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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