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종교인 정치 개입 우려” … 민주 “시국미사 비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22일 봉헌되는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의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앞두고 여야가 시각차를 보이며 공방을 벌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21일 오후 발표한 논평에서 사제단이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라며 “일부 종교인들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종교 본연의 업무보다 정치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단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다. 또한 이는 사회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헌법을 통해 정교분리(政敎分離)를 명문화한 국가이지만 사회의 지도자인 종교인은 언제든지 정부와 국회에 조언을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그 조언이 합리적이고 마땅한 것이라면 무겁게 새겨들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정부 또한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종교인의 본분을 망각한 정치적인 의도가 보이는 행위라면 이를 용납할 국민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새누리당의 천주교 시국미사 비난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반박했다.

허 부대변인은 “지난 대선 국가권력에 의해 얼마나 광범위한 불법이 저질러졌으면 천주교까지 나서서 불법선거를 규탄하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하겠느냐”고 물으며, “천주교의 시국미사는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사회에 정의를 세우려는 지극히 정당하고 양심적인 종교인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새누리당은 천주교의 의로운 시국미사를 비난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광범위하게 자행된 불법선거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봉헌하는 시국미사는 22일 오후 7시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봉헌된다. 시국미사 후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장소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사제단은 20일 발표한 미사 공지에서 “정의의 하느님을 믿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정의의 사도로서 국가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과 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사제단은 “확연하게 드러난 진리를 거짓으로 숨기고, 많은 증거들을 통해서 드러나는 불법과 부정을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은폐하려는 세상”이라고 지적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고 그분의 힘이 정의의 원천임을 믿고 있는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가만히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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