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1:11 (금)

본문영역

제목

지금 하시는 그 말씀 저에게 빨리/12월 20일

닉네임
늘벗
등록일
2019-12-20 05:56:10
조회수
699
첨부파일
 6.jpg (122117 Byte)

예수님 탄생 예고는 세례자 요한보다 반년 정도 늦게 나자렛 부락의 처녀 마리아와 다윗 가문 총각 요셉에게 천사가 알린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는 직접 방문해 이 기쁜 소식을 먼저 전하고, 요셉 청년에게는 꿈속에서 이 사실을 알린다. 세례자 요한이 나이 많은 노부부 사이에 태어났다면, 예수님은 사회적으로는 부부이지만, 인간적으로는 부부가 아닌 순수한 처녀 총각 사이다. 요셉과는 아무 일도 없이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다. 요셉은 단지 아버지의 직위만 수행할 뿐 가문의 이름을 하느님께 빌려 준 꼴이다. 예수님의 잉태 소식이다.

내막은 이렇다. 엘리사벳이 요한을 잉태한 지 여섯 달 되었을 때, 천사가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를 찾았다. 처녀가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소식에 순박한 시골 아가씨가 너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천사는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라고 먼저 다정스레 인사를 건넸다.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그 말이 무슨 일일까?’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하느님 은총으로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아기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며,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다스리며, 그의 나라는 영원할 것이다.”라며 마리아를 타일렀다.

사실 믿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것은 인간 본능이다. 믿음은 절대자에 대한 조건 없는 복종심이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면서 우리는 참된 믿음의 사람이 될 게다. 그리하여 절대자의 가르침에 참 신앙의 삶을 누리리라. 그렇지만 많은 이들은 믿음에 두려움을 가진다. 우리는 이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서 천사는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분명하게 일러 주었다.

사실 마리아는 매우 두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 몸은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마리아는 처녀인 자기 자신의 능력의 미약함을 들어 반문하였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것을, 어떻게 처녀인 나보고 아들을 낳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느냐는 자기 겸손의 뜻이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불가능하다며 천사에게 반문한 것이다.

이에 천사는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할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 벌써 여섯 달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가능이 없다.”라고 일렀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며, 하느님 뜻을 어떻게 감히 마다할 수 있느냐며 응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이는 자신은 다윗 가문의 요셉 청년과 약혼한 처지이고, 처녀인 자신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자기의 능력 한계 밖이라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는, 하느님이 저와 함께 계시고, 그분의 은총으로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될 아들을 낳을 기회를 이 처녀에게 주시겠다면, 기꺼이 따르겠다는 복종의 의미도 분명히 지녔을 게다.

가브리엘 천사도 마리아의 복종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였을 것이다. ‘지금 하시는 말씀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재촉의 뜻으로도 받아들였으리라. 성모님의 이 말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순종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나자렛 고을 마리아가 가졌던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하시는 그 말씀이 제게 빨리’라는 오직 그 마음으로.

작성일:2019-12-20 05:56:10 183.104.3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