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노래 - 72]
소나무가 소나무를 떠나 나무로 돌아가면
곁에 있는 참나무와 한 몸이 된다.
나무가 나무를 떠나 물건으로 돌아가면
아래에 있는 바위와 한 몸이 된다.
내가 나를 떠나 사람으로 돌아가면
멀리 있는 너와 한 몸이 된다.
사람이 사람을 떠나 물건으로 돌아가면
걸터앉은 바위와 한 몸이 된다.
아아, 한 물건으로
한 물건으로, 돌아만 가면
사방천지 탁 트여 거칠 것이 없겠구나!
어떤 이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처음부터 한 물건도 없다고 했지만
지금 내 형편으로는 너무 먼 얘기다.
시방은 아무쪼록 나를 떠나 사람으로 돌아가기!
사람도 떠나 물건으로 돌아가기!
마침내 나를 떠나, 나 없는 나로 돌아가기!
관옥 이현주
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등의 동화와 <지금도 쓸쓸하냐>,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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