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주의 교회에서 영성 구출하기-너는 누구냐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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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에서 대표적인 언론매체라고 부를 수 있는 교계언론인 <평화신문>과 <가톨릭신문>의 하단 광고목록이다. 통상 신문 지면의 1/3이 광고지면으로 할당되어 있는데, 신문을 펼쳐들 때마다 신앙인으로서 그 광고의 목록이 마음을 어둡게 만든다. 전체 24면에 불과한 신문에 광고가 무려 35개 내외로 실린다. 그중에서 11월 4일자 신문의 경우에 ‘건강 보신(補身)’에 관련된 광고가 <평화신문>엔 14개, <가톨릭신문>엔 10개가 실렸다. 전체 광고의 1/3 정도가 된다. 건강에 마음을 쓰는 것이야 나무랄 것이 없지만 해도 너무 한다. 결혼정보회사 광고의 경우엔 마치 판검사부터 모든 직종에 걸쳐 알선해 주겠다는 정보 이외에 어떤 복음적 가치도 표명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피정과 기도 모임 안내에서도 기적과 요행과 치유를 바라는 구복적 신앙관이 콱 박혀 있는 내용들뿐이다. 아마도 그런 광고들만이 광고비를 상쇄시킬만한 수입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봉사 차원에서 광고를 신문에 넣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세상물정뿐 아니라 교회물정도 몰라서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라밖 소식에 둔해서 다른 교계신문들도 그렇게 광고하는 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리 본문 지면에서 ‘복음적 내용’을 읽고 보았더라도 항시 눈길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건강보조식품과 돌침대 광고 때문에 마음이 산란해진다. 취재거리로 등장하는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영혼들의 낯을 뜨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을 복음화시키기 위해 열성을 다해 토론하고 모임을 주선하고 해외에 나가 어렵게 선교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교계신문이 마치 그 광고주들의 반석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심증이 굳어지고, 이내 마음을 상해버리기 때문이다. 교황님과 주교와 사제들이 그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계신문에 실린 상품들은 하나같이 봉사 차원에서 진짜만 값싸게 내다파는 물건들로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판박이처럼 똑같은 광고를 두 신문에서 나란히 게재하고 있는 형국은 교회의 주인이 누구인지, 누구에게 교회가 저당 잡혀 있는지 가늠하게 만드는 것 같아 심사가 편해지지 않는 것이다.

아예 광고수입으로 부족해서, 아예 교구가 나서서 장사판에 뛰어들기도 하고, 월급이 부족해서인지 아님 뭔 다른 영웅적 심리가 작용해서인지 사제들이 직접 판촉에 나서기도 한다. 성전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지 말라는 예수님 말씀이 선연한 성경을 우리 신자들은 아직도 사용하고 읽고 있는데, 이들은 성경을 우롱하고자 작심한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세상과 교회가 앞 다투어 ‘돈 되는 일’에만 부심하고 있다면 종교는 왜 필요하고, 예수님은 뭐하러 이 세상에 당신의 천막을 치셨는가? 그분의 슬픈 뒷모습을 보고자 하지 않는다면, 광고도 가려서 해야 할 것이다. 돈이 안 되어서 신문을 못 하겠다면 신문을 걷어치워야 할 것이다. 그분께서는 잘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릴만한 음식은 들고 싶어 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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