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기자

지난해 9월, 100여 명의 수녀님들이 밀양 송전탑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밀양 부북면 현장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닮았다는 화악산을 끼고 있다. 나무들이 잘려나간 산에 올라 수녀님들은 한참을 기도한 뒤, 주민들을 껴안아 위로했다.

안겨있는 이는 마을 주민 ‘사라 할머니’.
여든이 훌쩍 넘은 사라 할머니를 첫 밀양 취재 때 만났다. 생전 처음 보는 어린 사람을 붙들고 “선생님, 제발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했다. 몇 십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성당에 가기 위해 넘었던 화악산 길을 빼앗길 수 없다고 했다. 그 후로 밀양 송전탑 싸움을 알리는 자리 어디서건 사라 할머니를 볼 수 있었다.

그런 사라 할머니가 오늘 경찰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다가 쓰러져, 죽음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을 사라 할머니에게 저 날의 위로가 다시 한 번 전해지기를 바란다. 꼭 다시 일어나시기를……. 늘 두 손 간절히 모으며 기도하시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