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 검은숲 (프라이부르크, 2009) ⓒ박홍기

왜 기다리니
- 박춘식

어두우니까
깜깜한 빈손으로 새벽을 열어
이제는 환한 웃음과 함께
꿈을 먹고 무지개를 먹으며 노래하고 싶어

왜 기다리니
너나없이 뻣뻣한 모가지들 멀리 보내고
우선 먼저 고개 숙이는 방법을
묵묵히 맨땅에 몸 낮추는 법을 배우고 싶어

왜 기다리니
무작정 빛줄기에 기대고 싶으니까
잘못을 죄다 용서받아 산으로 바다로 달리고 싶어

왜 기다리니
사랑하니까 아니 아니
사실은 하늘 사랑을 받고 싶으니까
미어지도록 사랑받고 싶으니까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2년 12월)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재료는 흙이지만 안 보이는 재료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이 원하는 첫째는 <사랑>일 것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은 사랑 이외는 못 만드시는 분이라고 말하여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메시아를 기다리는 이유도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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