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연대 기자회견 열고 “천주교 대구대교구 회개와 성찰의 계기 삼아야” 호소
6억여 원 횡령 내부 회계 감사로 밝혀졌지만 교구 소유 <매일신문> 사장으로 영전

인권연대(사무국장 오창익)는 6월 4일 오전 10시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가톨릭신문> 전 사장 이창영 신부의 횡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가톨릭 교회의 자정과 혁신을 촉구했다.

인권연대는 2005년 8월 26일부터 2009년 9월 3일까지 <가톨릭신문> 사장으로 재직했던 이창영 신부가 퇴임한 직후 <가톨릭신문> 내부 회계 감사를 통해 총 6억 원의 기부금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대구대교구가 교구 소유의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 사장으로 영전했으며,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이의 시정을 건의한 공익제보자에게 부당한 보복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 기자회견은 '폭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성찰과 회개를 바라는 호소"라고 강조했다.

인권연대 측은 “오래전부터 조사하고 있던 사건이 약 2주 전 공익제보자의 제보로 보다 명확해졌다. 그간 밝혀진 사실에 대해 이창영 신부 측 변호사를 소통 창구로 삼아 대화를 통한 합리적 처리를 요청했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교구 측은 이창영 신부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대처, 그리고 공모자인 전인재 씨(당시 가톨릭신문 총무팀장)의 복직,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정당한 해고라고 확인됐던 인사들의 복직, 공익제보자와 공익제보자로 오인한 이들에 대한 부당한 보복인사 단행 등을 보며, 더 이상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시민들과 교회에 직접 호소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고 경위를 밝혔다.

자선콘서트,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위한 후원금 등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명백한 범죄

이창영 신부는 이문희 대주교가 교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주)샤프전자가 <가톨릭신문> 서울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2005년 10월 14일부터 2007년 8월 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부한 3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주)세정, 사회복지법인 미레에셋, 이디 코리아 등에서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희망나눔 자선 콘서트’, 2009년 ‘소년소녀 가장 돕기 음악회’를 위한 후원금을 받았지만 사용 출처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등에 해당하는 범죄다.

이창영 신부와 함께 공모한 것으로 확인된 총무팀 전인재 씨는 이창영 신부가 사장이 된 직후인 2005년 9월 1일부터 <가톨릭신문>에 입사했으며, 내부 회계 감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자 횡령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같은 행위는 이창영 신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횡령금은 대구대교구의 필요에 의해 사용했다. 또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인권연대 측이 공익제보자의 진정에 따라 직접 확인한 횡령액수는 6억여 원에 이르지만, 허위 지출근거,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횡령을 은폐하고 형식적 합법으로 가장한 불법과 부정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하면서, “<가톨릭신문>과 대구대교구가 이번 횡령을 두고 어떤 관계에 있는지, 횡령금이 교구로 상납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내부 회계 감사를 통해 명백히 횡령이 입증되었음에도 <매일신문>의 사장으로 영전했다는 것은 이창영 신부가 교구 차원의 비호를 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증거의 하나로 제시된 이창영 신부의 개인 통장.


▲ 이창영 신부 개인 명의로 된 이 통장은 2007년 4월 29일에 열린 '희망 나눔 자선콘서트'를 위해 (주)세정이 낸 후원금 2억원이 입금된 통장이다. 대구대교구로부터 5월 17일 입금된 금액은 2007년 7월 19일 1억 8천만원이 인출됐고, 2008년 3월 11일 해약됐다.

내부 감사를 통해 사실 밝혀졌음에도 영전, 교구차원의 비호 확인
목적이 분명한 후원금으로 '교회 일에 썼다'는 변명, 도덕적 해이와 안이 보여주는 일

또 “명확히 소년소녀 가장돕기 등의 자선 후원금으로 받은 금액이 목적에 따라 쓰여지지 않았고, 사용처를 알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횡령이고 범죄임에도 이창영 신부와 전인재 씨는 ‘교회 일에 썼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도덕적 해이와 안이를 보여주는 것이고, 합리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경악스러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것이 가톨릭 교회의 총체적 부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종단에 비해 가톨릭 교회가 비교적 깨끗하고 한국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했음을 인지할 때,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히면서, “이번 기자회견은 폭로와 상처내기를 위함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호소다. 대구대교구가 회개와 성찰, 잘못된 것을 스스로 바로잡는 용기를 통해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영 신부 횡령 사실(가톨릭신문 내부 회계감사 내용)

- 가톨릭 신자가 운영하는 (주)샤프전자가 <가톨릭신문> 서울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2005년 10월 14일부터 2007년 8월 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부한 3억원 횡령

- 2007년 4월 29일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한 ‘희망 나눔 자선 콘서트’ 관련 (주)세정이 2007년 5월 17일에 기부한 2억원 횡령

- 2009년 ‘소년소녀 가장 돕기 음악회’ 주최로 사회복지법인 미레에셋이 2009년 3월 24일 기부한 1천 5백만 원, 이디 코리아가 기부한 2천만 원 등 총 5천 1백만 원 횡령

- 2009년 7월 7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관리국에서 받은 2천만 원 횡령

- <가톨릭신문> 사옥 리모델링을 핑계로, 2천 6백여만 원의 돈을 [금호개발]이라는 회사에 부당 지급. 실제 공사진행 하지 않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