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28일 ‘서울인권영화제’, 5월 24~30일 ‘서울LGBT영화제’ 개막

거친 세상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영화제가 이번 주 나란히 개막한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서울인권영화제는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12회 서울LGBT영화제는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표현의 자유를 지켜라" … 제17회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인권영화제는 올해도 거리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아야 하는데, 동시에 상영등급이 없는 영화는 ‘누구든지’ 상영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벌칙을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비영리 상영'으로 규정을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극장들은 대관을 거절했다. 거리 상영의 경우 스크린과 무대설치 등 비용증가로 재정적 부담이 커지지만,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거리 상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서울인권영화제에 1,600만원의 소송비용계산서를 보내왔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무료상영과 기업후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대신 영진위에 ‘영화단체사업지원기금’을 신청해 9년간 지원 단체에 선정됐다. 영진위의 기금으로 영화제를 좀 더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고, 특히 2004년부터는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점자해설, 자막통역, 경사로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2009년부터 지원이 끊겼다. 이에 서울인권영화제는 영진위를 상대로 ‘지원단체 선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여러 가지 행정적 · 금전적 어려움이 산적해 있지만, 그래도 서울인권영화제는 꿋꿋이 인권침해 현장을 고발하고 인권의 감수성을 퍼뜨릴 총 3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 <버스를 타라>(감독 김정근), 폐막작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 · 홍지유)을 비롯해 저항·연대의 날, 장애·소수자의 날, 노동·생명의 날, 반빈곤·반개발의 날로 매일의 주제에 맞는 인권영화를 4일에 걸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개막날인 25일 오후 5시 50분부터는 '구럼비 가는 길에 펜스를 치던 날', '구럼비야 사랑해', '여기는 강정마을 입니다' 등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담은 3편의 짧은 기록물이 상영될 예정이다. 모든 영화는 무료 상영이며 한글 자막을 제공하고, 장애인 관람을 위해 활동보조인을 배치한다.

자세한 상영 프로그램은 서울인권영화제 홈페이지(http://seoul.humanrightsff.org)에서 볼 수 있다. (문의 : 02-313-2407, hrfilmfestival@empal.com)

[서울인권영화제 후원 방법]
▷ 소셜펀치 http://socialfunch.org/hrfilm
▷ 후원 CMS 자동출금 신청 http://sarangbang.or.kr/kr/new/huwonx/form/hrfilm
▷ 후원 계좌이체 : 국민은행 031601-04-060269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영화제)
 

버스를 타라
감독 : 김정근
한국 Korea | 2012 | 다큐 | 80분 | HDV | 컬러
상영일: 5월 25일(금) 19:50

SNS와 희망버스는 2011년, 새로운 운동에 물꼬를 텄다. 공고하고 일방적이던 언론을 균열시켰고, 오만하던 정치권과 재계에 각성을 요구했다. 높다란 한진중공업의 담장을 넘어섰으며, 차벽에 가로막힌 영도 봉래교차로에서 물대포를 맞으며 밤을 지새웠고, 청학수변공원에서는 집회가 축제가 되는 순간도 맞이했다. 희망버스는 점차 진화했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거대한 난장판이 되었다. 다시 제자리에 선 희망버스. 과연 어떻게 진화할까.
 

어느 화창한 날
감독 : 클라스 벤스
네덜란드 | 2011 | 다큐 | 70분 29초 | HD | 컬러
상영일: 5월 25일(금) 14:30

버마 스님과 칠레 학생, 독일 신부, 이라크 여성, 미국의 전직 운동선수, 중국의 젊은이. 서로 다른 문화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여섯 사람. 그들 모두 작은 비폭력적인 저항을 통해 사회에 중요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행운
감독 : 랜던 판 스우스트
미국 | 2009 | 다큐 | 73분 | DVCam | 컬러+흑백
상영일: 5월 28일(월) 13:40

아프리카의 빈곤을 해소하려는 국제적 노력은 오히려 지역공동체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영화는 대규모 개발 기구로부터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잭슨과 실비아의 모습을 그리며 국제원조의 실질적인 영향을 면밀히 살핀다.

알록달록 총천연색 영화축제, 제12회 서울LGBT영화제

국내 유일의 성소수자 영화제인 서울LGBT영화제는 올해 ‘가족’에 주목한다. 성소수자들의 평생 숙제와도 같은 '커밍아웃'(자신의 성정체성을 남에게 밝히는 것)이 가족을 향했을 때 겪게 되는 어려움과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완벽한 가족>(감독 앤 렌튼)과 <캔톤가족 대소동>(감독 페르잔 오즈페텍)이 ‘핫 핑크 섹션’에 선정돼 선보인다.

또한, 성소수자를 나타내는 여섯 색깔 무지개를 구성하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가 상징하는 의미에 맞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 13편이 ‘레인보우 섹션’을 통해 선보인다.

영화 상영 외에도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고, 특별한 ‘깜짝 상영’에서는 미개봉 국내 신작인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첫 선을 보인다.

자세한 상영 프로그램 및 관람 정보는 서울LGBT영화제 홈페이지(http://www.selff.org)에서 볼 수 있다. (문의 : 0505-303-1998)

완벽한 가족
감독 : 앤 렌튼
미국 | 2011 | 극영화 | 84분| HD Cam | 컬러
상영일: 5월 24일(목) 15:00 / 5. 26(토) 13:00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인 에일린은 ‘올해의 가톨릭 여성상’ 후보가 되어 기쁘다. 그러나 가족방문이라는 마지막 테스트의 날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긴장은 점점 고조된다. “완벽한 가족”을 보여주고 싶지만 딸은 레즈비언이고 아들은 이혼할 예정이며, 남편은 그녀에게 지쳐 집을 나갔기 때문. 한편 그녀의 딸 섀넌은 성공한 변호사로 파트너 안젤라와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어머니 에일린에게 축하받지 못하고, 모녀간의 갈등이 커진다. 에일린은 무사히 ‘올해의 가톨릭 여성상’을 받을 수 있을까?
 

왕자가 된 소녀들
감독 : 김혜정
한국 | 2011 | 다큐멘터리 | 81분 | HD | 컬러+흑백
상영일: 5월 30일(수) 19:00

1950년대 대중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국극의 발자취를 되짚어가며 여성국극과 평생을 함께 한 배우와 팬들을 만난다. 조금앵, 김혜리, 박미숙, 허숙자, 이옥천 등 고령의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성별과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그들만의 독특한 여성 문화, 생활 공동체가 가진 해방적 에너지와 그 한계가 그려진다. 소용돌이치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가장 퀴어하고 파워풀한 역사를 가진, 그러나 기억 속에 묻혔던 여성국극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감독 : 김조광수
한국 | 2012 | 극영화| 106분 | DCP | 컬러
상영일: 5월 29일(화) 19:30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어야 하는 이들의 신혼!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숨기고 싶은 결혼이 있다?! 집안의 간섭에서 벗어나 편하게 살고 싶은 게이 민수와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레즈비언 효진 같은 병원의 동료의사 민수와 효진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잠시 현실에 타협하기로 한다. 결국 이들이 택한 방법은 바로 위장결혼! 밖에선 완벽한 신혼부부이지만, 옆집에 꽁꽁 숨겨둔 각자의 애인과 이중 신혼 생활을 즐기는 두 사람. 하지만 예고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닥치는 민수의 부모님 때문에 두 사람의 위장결혼은 물론 사랑까지도 위태로워지는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