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로어의 ‘급진적 은총’(Radical Grace)-9]

▲ <Prayer at the Road to Calvary>, Jan Toorop(1916)

 

 

 

 

 

 

 

 

 

 


우리는 진실의 참 근원을 알고 있다.
미국 정치판의 거짓 허울을 벗기겠다면서
나는 지금 리처드 로어의 진실을 위하여
싸우고 있는 건 아닐까?

과연 나는 예수가 하느님의 통치라고 부르신
그 위대한 진실에 접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이 일이 어디에서 온 것이냐가
진짜 문제임은 알고 있다.

예수께서 당신에 관하여 하신 말씀의
‘차례’가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분은 먼저 ‘길’ 그다음에 ‘진리’ 마지막으로 ‘생명’이시다(요한 14,6).

기도하지 않을 때 우리 사회 활동가들은
결국 관념론자가 되고 만다.
자기 생각, 자기 견해, 스스로 의로운
자기의 덫에 얽매이는 것이다.

물론 의로운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에고가 중심인 자리에서 하는 것이지,
만유가 하나 되는
통일된 의식의 자리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하느님의 일정 아닌
자기 일정에 따라서 일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일에 실패하면,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
자기 일을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우리가 일에 실패하고 거절당하고 천대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과연 내가 스스로 중심이 되어
내 일을 하면서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착각했는지
아니면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고 기도하면서
그분의 일을 했는지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이다.

진정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서 자유롭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는 스스로 웃을 수 있다.
결과를 자기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숙한 신자는 일 잘하는 사람 또는 ‘성인’처럼 보이기보다,
거룩한 바보(holy fool)처럼 보일 것이다.

(from Catholic Agitator, 'Finding a Place for Prayer')

* 이 글은 '드림'에서 발행하는 <풍경소리>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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