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로어의 ‘급진적 은총’(Radical Grace)-4]

▲ <Border of Tibet. Tsaidam.> ⓒ Nicholas Roerich(1936)

모든 거짓 종교가 하나의 미망(迷妄)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한 입으로 “당신 나라가 오소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입으로 “내 나라는 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두 나라에서 이중국적을 가진 백성으로 살려고 할 때,
말로는 주님이 우리 인생의 주인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 노릇을 할 때, 그런 일이 발생한다.

예수를 우리 인생의 참 주인으로 모시지 않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주인이 되려고 한다.

오늘 대부분의 서구 문명에서 보이는
통제, 경쟁, 성공을 지향하는 일그러진 모습들이
바로 그 태도에서 빚어진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복종한다고 말하지만,
서로에게 주인 노릇을 하려고 노력해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자기들이 세운 나라에 점령당해 있으면서,
“당신 나라가 오소서.”라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스페인, 프랑스, 영국을 보라. 모두 이른바 기독교 국가들이다.
과연 그들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하느님 나라를 자기네 잔디밭만큼이라도 사랑했던가?

설교자로서 나는,
신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진정한 주인을 찾게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의 전부임을 알고 있다.
입으로는 “당신 나라가 오소서.”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정작 앞에 세우고 경배하는 황금 송아지는
개인의 이익과 이른바 국익(國益)을 위한 일거리들이다.

“오소서, 주 예수여.”라고 말했으면 그렇게 살 일이다!
하느님은 인간 세상의 국경 따위 상관없으시다!

(from Preparing for Christmas With Richard Rohr)

*이 글은 '드림'에서 발행하는 <풍경소리>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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