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로어의 ‘급진적 은총’(Radical Grace)-1]

그동안 113회에 걸쳐 매일 아침 묵상으로 게재되었던 헨리 나웬의 <그리스도인의 길> 연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부터는 리처드 로어가 지은 글을 편집한 <급진적 은총>(Radical Grace)을 연재합니다. 세상 안에서 영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매일같이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곤 합니다. 자신을 그리스도께서 머무시는 성전으로 이해하고, 그 영혼의 감실 깊은 곳에서 여전히 불타오르는 하느님의 영을 '아침햇발처럼' 마중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오소서, 주 예수여!”(요한묵시록 22, 17).
그리스도교 성경은 예수를 초대하는 마지막 말로 마감된다.
다가올 무엇이 아직 여기에 온전히 실현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오소서, 주 예수여.”
이 말에는, 전체 그리스도교 역사가 일종의 선택된 미완성으로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근심걱정이 아주 사라져 없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어째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현실이 기대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편과 아내, 자식들, 사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좌절 낙심한다.
“오소서, 주 예수여.”라고 말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개방, 자유, 굴복(surrender)으로 살기를 거부한다.
‘하느님 말씀’[성경]이 요구하지 말고 기대하지 말라고 하는
바로 그것을, 자신과 남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 완벽한 삶을 살겠다는 것은 희망과 믿음으로 살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삶은,
삶과 죽음이 뒤섞여 있는 “신앙의 신비”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살아나셨고
그리스도는 항상 다시 오시리라는―
파스카 신비를 사는 것이다.

(from Preparing for Christmas With Richard Rohr)

리차드 로어 신부

리차드 로어(Richard Rohr) 신부는 1943년 캔자스주 토피카에서 태어나 1961년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해 1970년 사제품을 받았다. 데이턴 대학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노트르담 대학교와 성프란치스코 대학교에서 성사학을 공부했다. 그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뉴예루살렘 공동체와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활동과 관상 센터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의 창립자다. 

뉴예루살렘 공동체에서 13년, 앨버커키에서 8년간 일한 뒤 그는 평신도에게 자신의 일을 넘기고, 현재 뉴멕시코 프란치스코회 공동체에 살면서 분원활동을 하거나 전세계를 다니며 강론과 교육을 하고 있다. 성서연구, 활동과 관상, 공동체 설립, 평화와 정의 실천, 남성의 영성, 에니어그램, 생태 영성 등을 주제로 삼아 복음선포 활동을 한다. 또한 다수의 저서와 녹음 테이프를 펴냈으며 그의 출판물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성 루가가 전하는 복음 The Good News According to St. Luke>, <성배를 찾아서 Quest for the Grail>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내 안에 접힌 날개> 등 몇 권의 에니어그램(Enneagram)에 대한 책이 출간되었다.


▲One The Movie One Minute Father Richard Rohr

*이 글은 '드림'에서 발행하는 <풍경소리>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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