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 Icon at St. Peter's. that St. Peter's parish in Dallas

엄마가 없다

-박춘식

며칠 전, 집 나간 엄마 때문에 아프다
시골 중학교 선생님의 쨍쨍한 수업 소리
그 말씀이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
— 학생 일어섯
— 왜 집중 안 하는 거야
부르르 떨면서 무겁게 일어서는 여학생은
선생님을 노려보더니 외친다 또박또박
— 나 는 엄 마 가 엄 따
꽉 막힌 목울대, 교실 밖을 나선다

집으로 가는 길옆 성당 마당
성모님이 두 팔 높이 하늘을 붙잡고 있다
집에 들어서자 두 손으로 벽을 때리며 눈물을 쏟는다
— 엄따 아무도 엄따 아무도 엄따
따귀를 얻어맞고 있는 벽에는 꽃이 피고 강아지가 놀고
아픈 눈물이 뽀얀 안개로 피어 하늘을 오른다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2년 5월)


나는 엄마가 없다, 문자로 남긴 여학생이 자기 몸을 던졌답니다. 누구이든 하늘 엄마를 부르고 찾으면 반드시 엄마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온 세상이 나를 버리더라도 하늘 어머니는 절대로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번 오월에는 눈에 안 보이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기도를 더 많이 바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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