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금자 씨의 어린이 카페 이야기]

 

 

큘로 ․ 큘라 부부는 <까사미아> 위층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드라큘라 가족이 된 경유는 참으로 코믹합니다.  큘라 아줌마는 결혼하는 순간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큘로 아저씨는 손위 누님과 나이 차이가 많아나서 30대에 벌써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큘라 아줌마가 결혼 후 할머니 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었습니다.

큘라 아줌마는 한 동안 조카 손자 현이가 초딩 저학년이었을 때 숙제를 봐주었습니다.  타고난 개그맨인 현은 숙제를 하는 동안에도 개그를 하느라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기가 일수였습니다.  30분이며 충분히 하고도 남을 것을 2시간이 넘어서도 끝나지 않는, 그야말로 시간 끌기 작전으로 할머니의 뚜껑을 열게 하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것이지요.  그래서 할머니는 현에게 ‘얼렁뚱땅’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습니다.

현에게만 별명을 지어주기가 아까워서 할머니에게도 별명 하나 지어달라고 했더니,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드라큘라~’하며 제 눈치를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오~우, 예~! 별명 고마워, 내 맘에 쏙 드네.”라며 기뻐하자 혼날 줄 알았는데 기대이상의 반응을 좋아했습니다.  그때부터 아줌마의 별명은 ‘드라큘라’로 되었고, 아저씨는 아줌마 따라 자연히 ‘드라큘로’로 변신하여 아저씨와 아줌마는 큘로, 큘라 부부가 되었습니다.
까사미아는 오전 12시에 문을 엽니다.  큘로 아저씨는 11시 30분경에 아래로 내려가 아이들이 놀러오기 전에 스파게티 요리에 필요한 야채국물을 만들고 스파게티 면을 삼는 것으로 까사미아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초딩 1~2학년 학교가 끝나면 책방을 멘 채로 까사미아에 옵니다.  저학년들이 도착하며 까사미아는 초딩 유치원으로 변신합니다.  여자 아이들은 초딩 언니, 오빠가 오기 전에 공부방을 소꿉놀이 방으로 애용합니다.
겨우 한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비좁은 탁자 밑바닥에 겉옷을 깔고 잠시 쉬기도 하고, 술래잡기 할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요긴하게 쓰이는 나만의 비밀 공간입니다.

은, 영, 나, 진, 그리고 하는 소꿉놀이의 정예멤버입니다.  윤, 현 형제가 같은 시간에 오면 아빠, 남동생으로 소꿉놀이에 합류합니다.  간혹 두 형제가 없으면 큘로 아저씨에게 아빠 역할이 돌아옵니다.  아빠는 아이들이 놀다가 지치거나 심심할 때 한두 번 불려가는 존재입니다.

사감 별명을 가진 아줌마는 그 기질을 발휘하여 공부방은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라며 아이들을 놀이방에서 놀라고 하기 때문에 아줌마의 등장은 그리 환영받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아줌마가 윗집에서 볼일을 보고 늦게 내려오는 것을 은근히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큘로 아저씨는 초딩 저학년과 놀고, 큘라 아줌마는 초딩 고학년과 중딩들과 어울리기로 했습니다.  까사미아에 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할리갈리 게임이며, 초딩과 중딩 모두에게 인기짱입니다. 

라디오 여성시대가 아줌마를 위해 한반도 방방곡곡을 달려가듯,  때마침 까사미아에도 여성시대가 열려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공부방 책상 위에 있는 스탠드 등이 싸이키 조명으로 둔갑하자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여성시대를 알리는 깜찍한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

아이들이 방과 후, 학원 전후의 짜투리 시간을 까사미아에서 카드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고, 춤도 추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은 민민한 일상에서 더운 여름날 소나기를 만나듯 시원하고 담백합니다.

 

어린이 카페 까사미아 caffecasamia

까사미아는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책도 읽고,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고, 이탈리아 요리 파스타도 먹는다. 물론 모든 게 공짜다. "우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복음말씀을 어린이들에게 실천하는 것이다.

인천행 1호선 동암역 북광장에서 십정초등학교 건너편 수협 골목에서 200M 들어가 공용주차장 앞에 서면 바로 맞은 편에 <어린이카페 까사미아> 간판을 마주할 수 있다.

     
연락처는 032-446-0065이며
후원하실 분은 국민은행 644201-01-376314 로 하면 된다.

연락처는 032-446-0065이며 후원하실 분은 국민은행 644201-01-376314 로 하면 된다.

 

까사미아는 2010년 6월 5일 최금자 김용길 부부가 자신들이 살던 집을 개조해 인천에서 시작했다.

사이트: http://cafe.daum.net/caffecasamia

 

글 최금자 (엘리사벳, 어린이 카페 까사미아 대표, 세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
사진 김용길 (베드로, 어린카페 까사미아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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