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故 유재관(루카) 20주기 추모미사 6월 26일 인천 소사3동성당에서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 회원으로 활동하다 1991년 6월 민중운동 탄압 와중에 숨진 故 유재관(루카) 씨를 추모하는 미사가 6월 26일(일) 오후 7시 인천교구 소사본3동성당에서 거행된다. 이 추모미사는 사단법인 우리신학연구소 주관으로 김영욱 신부(우리신학연구소 이사장)가 주례할 예정이다. 유재관 씨는 매년 5월에 추모미사를 통해 기념하는 ‘천주교 열사’ 19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 유재관 열사
1962년생인 유재관 씨는 1980년대 초 고려대학교 사학과 재학 중 학내시위를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장기간 수배를 당했다. 1984년 ‘학원자율화조치’로 수배가 풀리자 재입학해 1985년 졸업하였고, 더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역할과 힘이 중요하며 젊은 지식인으로서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노동현장에 뛰어들었다. 서울 구로와 인천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활동하던 그는 1990년에는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이하 인사련) 회원이 되었고, 1991년 여름에는 인사련의 총회준비위원과 노동강좌 담임을 맡았다.

1991년은 노태우 정부 집권 후반기로 이른바 ‘공안정국’이 계속되고 있었고, 대학교나 노사분규 현장에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는 일이 으레 벌어지던 시기였다. 유재관 추모문집 <헌신적인 삶 함께 하는 우리>에 따르면 그가 인사련의 총회준비회의에 참석하고 있던 6월 27일 새벽에는 인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연행하기 위해 인천대에 1500여명의 경찰이 들이닥쳤다. 인사련 사무실에도 곧 경찰이 투입될 것 같다는 전화 연락을 받은 인사련 회원들은 창문을 통해 피신하기 시작했다. 조직을 보호하고자 중요한 문건들을 챙겨 나오던 그는 탈출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고인의 부모님 유병수 · 반귀분 씨는 2005년에 받은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금의 일부를 세상을 위해 투신할 평신도를 양성하는데 써달라며 우리신학연구소에 기탁했다. 이 돈은 우리신학연구소의 평신도 양성기금인 ‘띠앗기금’의 주춧돌이 되었고, 그동안 6명의 연구자 · 활동가가 수혜자가 됐다. 그 뒤 우리신학연구소는 고인의 삶과 유가족의 뜻을 기리고 감사하는 의미에서 매년 기일에 맞춰 후원회원들과 함께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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