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독자살로 잠정 결론

지난 1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북 문경 십자가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문경경찰서가 숨진 김 모(58) 씨의 사망원인을 단독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신학자들은 “왜곡된 신앙심의 표현”이라면서, 이 때문에 십자가의 참된 의미가 왜곡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경찰은 5월 9일 김 씨가 쓴 실행계획서를 토대로 사망 장면을 재현해본 결과 발등에 못을 박고 손바닥에 구멍을 내는 과정이 혼자서도 가능하다면서, 잠정적으로 자살로 결론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건의 최종 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정밀감식 결과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변진흥 가톨릭대 겸임교수(야고보)는 이번 사건은 “개신교 특유의 극단적 신앙 형태”로 볼 수 있다면서, 구원의 상징으로서 희생과 봉사,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십자가의 참된 의미를 왜곡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종교인평화회의(KCRP) 전 사무총장인 변 교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모방해 현 시대에 어떤 경고를 주고자 했다기보다는 “한 개인의 자기 과시로 표출된 왜곡된 신앙심의 표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서강대에서 윤리신학을 가르치는 우재명 신부(예수회, 도미니코)는 어떤 종교적 이유든 자살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고, 본인은 “순교”로 생각하고 십자가에서 자살을 선택했을지 몰라도 “신앙의 수호가 목적인 순교를 자살과 착각하는 것은 잘못된 신앙”이라고 지적했다.

신앙이나 구원과도 상관없는 일

또한, 개신교언론협의체인 한국교회언론회도 최근 보도자료에서, 이번 십자가 사건은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한 ‘자살’이라 할지라도, 그 정당성은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런 형태의 죽음은 예수그리스도를 닮는 것도 아니고 신앙이나 구원과도 상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로회신학대의 임성빈 그리스도교윤리학 교수는 십자가라는 겉모습만 따랐을 뿐 정통 그리스도교에서는 있을 수 없는 광신적인 일탈행동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이 절대 아니라고 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국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십자가에 대한 시선이 왜곡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기사제휴/아시아가톨릭뉴스 20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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