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토요일 오후 5시 <갤러리 품>에서

"최초의 예루살렘 공동체에서부터 그리스도의 재림에 이르기까지 사도들의 신앙에 충실한 하느님의 교회들이 어디에서나 기념하는 것은 동일한 파스카의 신비이다. 전례에서 기념하는 신비는 하나이지만, 전례를 거행하는 형태는 여러 가지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헤아릴 수 없이 풍부하므로, 어떠한 전례 전통도 그것을 완전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이러한 예법들이 발생하고 발달한 역사는 전례의 놀라운 상호보완성을 보여 준다."(가톨릭교회교리서, 1200-1201항)

가톨릭교회의 신자들이 본당에서 거행하는 미사가 다소간 따분하거나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이는 미사전례의 참 의미에 대해 신자들이 잘 알아듣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탓도 크거니와, 미사를 종합예술의 한 형식처럼 착각하는 교회지도자나 사제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일부 교구에서는 '감동전례'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의 참 의미보다는 형식적 완결성이나 '정서적 접근'에 몰입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초기교회는 박해의 한 가운데서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전례 안에 투영하고 거기서 성령의 크신 은총을 체험하곤 했다.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제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가 폐부를 지르고 회심으로 이끄며, 받아 모시는 성체 한 덩이가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전례가 그들의 삶과 밀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는 '일상과 닿아있는 신앙고백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례에 주목해 보기로 했다. 향후 이 실험전례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일정한 장소를 빌려서 봉헌할 예정이며, 때로는 사제와 함께 하는 미사 형식으로, 때로는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모여서 드리는 신앙예절 형식으로 다양한 방법과 내용을 담아보려고 한다. 

돌아오는 5월 21일 토요일에 오후 5시에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길 건너편에 위치한 <갤러리 품>에서 첫번째 실험전례를 봉헌할 예정이다. 이 날은 필리핀 나보타스에서 빈민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김홍락 신부가 주관한다. 김홍락 신부는 '가난의 영성'에 주목하고 있는데, 도미니코회 출신으로 전례학과 교부신학을 전공했다. 생생한 전례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참여를 부탁한다. 이날 미사는 '토요특전미사'로 봉헌될 것이며, 봉헌금은 모두 필리핀 나보타스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

[지금여기 첫번째 실험전례]

★ 일시: 2011년 5월 21일 토요일 오후 5시
★장소: 서울 정동 갤러리 품
★주례: 김홍락 신부 (필리핀 나보타스 빈민사목)
★주제: 가난한 이들 속에 현존하는 그리스도
★문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070-8292-7334)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