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내 사회사목국 노동사목부에서 2010년 11월호로 <노동사목>이라는 소식지 창간준비호를 냈다. 주보 크기 4면으로 발행하는 <노동사목>은 비록 적은 지면이지만 "교회전통과 가르침에 따라 우리 사회 주변부로 내몰려진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과 함께 하는 노동사목의 역할과 활동을 성실히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여기에 실린 '인천교구 노동사목의 역사와 그 역할'에 대한 글을 허락을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 사진제공/인천교구 노동사목

한국에서 노동사목 활동은 지난 1970년 청년 전태일이 ‘노동자도 인간’임을 세상에 선포하며 산화해 간 후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가난한 노동자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당시 ‘가톨릭노동청년회’는 가톨릭교회의 복음 정신을 노동현장에 실천하고자 70년대 엄혹한 시기에 자신들의 청춘을 걸었다.

1977년 메리놀회 나마진 신부가 부평공단지역에서 노동사목 활동을 하기위해 발령을 받은 것이 한국 최초의 노동사목이 되었으며, 1982년에는 소규모공장이 많던 부천 도당동에서 또 하나의 노동사목 활동이 시작되었다.

노동사목은 노동자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먹고 자고 함께 사는 공동체에 중점을 두었기에 편안한 살림집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비록 전세로 빌린 비좁은 살림집이었지만 노동사목은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삶을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엄혹한 시기 더욱 활발했던 노동사목의 활동은 ‘고난 받는 종’과 함께 하고, 가장 볼품없는 이들 가운데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가운데 시작된 일이었다.

▲ 사진제공/인천교구 노동사목

억압받는 노동자들의 사랑방으로 출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하는 노동사목팀은 당시로서는 아주 새로운 시도인 ‘자아발견교육’을 실시했다. 자아발견교육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이었다. 신자의 여부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노동자들의 취미 및 문화생활을 지원하고 교육과 상담활동을 펼쳐나갔다. 노동사목은 답답한 현실 문제를 함께 풀어내고, 힘겨운 노동의 피로를 녹이는 정겨운 공간으로 90년대까지 지역 노동자들의 따뜻한 벗이자 사랑방이었다.

그러던 중 1997년 시작된 IMF한파는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몰며 이후 많은 실직자를 양산해냈다.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쫓겨나 갈 곳 없는 그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기 위해 교구에서는 현재 노동자센터의 전신인 ‘희망의 나눔터’를 동암역 근처에 만들었다. 당장 배가 고픈 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다시 생활로 재기할 수 있도록 심적, 물적 지원을 하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이후 2002년 희망의 나눔터는 주안공단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여 지금의 ‘노동자센터’로 모습을 갖추어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최소한의 안전망이 있어야 하며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해 인천교구는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이며 노동절인 5월 1일을 전후로 ‘노동자주일’을 선포, 매년 기념미사 및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 주일은 지난 2001년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와 심각한 노동문제를 바라보며 교회가 그들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연대와 나눔의 영성으로 인천교구가 한국 천주교회에서 처음으로 제정한 주일이다.

▲ 사진제공/인천교구 노동사목

인천교구, 전국 최초로 ‘노동자주일’ 선포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위해 걸어왔던 노동사목의 모든 길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따르는 교회의 모습으로, 노동자들에게 다가서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부평노동사목은 30주년이 되는 해인 2008년에 <노동자인성센터>로 이름을 바꾸어 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전문화된 인성교육과 상담을 하는 기관으로 발돋움하였다. 또한 부천노동사목과 주안 노동자센터는 비정규직노동자를 비롯한 보다 소외된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위해 필요한 지원을 개발하고 그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처럼 노동사목이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의 신성함과 인간의 존엄성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올바로 구현되어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것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 활동을 지원하는 교회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동자와 이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실천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교회의 사랑의 실천이다.

교회는 “노동조건과 공동선을 고려하여 본인과 그 가족의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사목헌장 67항)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취급되지 않은 것에서 사회적 불평등은 드러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진리인 노동의 가치와 존중, 그리고 사랑이 현재 노동사회에서 실현되기 위해 노동사목은 변함없이 그 역할을 다할 것이다.

"세계 도처에서, 여러 나라들 안에서,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 안에서 사회 정의를 구현시키려면 노동자들의,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항상 새로운 결속운동이 필요하다. 노동의 주체에 대한 사회적 지위 격하,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 그리고 빈곤과 기아 지역의 증가는 이러한 결속이 현실적으로 마땅히 있어야 한다고 요청한다. 교회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태도를 분명히 한다. 교회는 이를 자신의 사명이며 봉사요,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성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는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교황 요한바오로 2세 회칙 <노동하는 인간> 8항)

노동사목부 소속 기관 안내

 
부평노동자인성센터
1977년 부평노동사목을 설립해 30여년 노동자 공간으로 활동, 지난 2008년 11월 노동자의 건강한 정서와 마음을 나누기 위한 노동자인성센터로 전환
주소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7-42
전화 032+502+3006 카페 http://cafe.daum.net/nodonginsung

부천노동사목
1981년부터 부천지역을 중심으로 작은 공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안식처로서의 공간을 마련하면서 활동을 시작
주소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271-11
전화 032+679+1308
까페 http://cafe.daum.net/MountRock

노동자센터
1998년 7월 실직자를 위한 ‘희망의 나눔터’로 출발. 2003년부터 노동자 교육, 문화 강좌를 담당하는 노동자센터로 운영
주소 인천시 남구 주안5동 16-162
전화 032+865+6792

<후원안내>

국민은행 201301-04-275022  인천교구 노동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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