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 성경, 다른 손에 교리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대한 사도신경의 내용을 생각과 말과 행위로 고백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을 일생을 통하여 거듭 고백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분과 멀어지면서 사탄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하고 뉘우친다.

그런데 성령의 시대에 살고 있는, 다시 말하면 교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교회를 통한 성령의 활동을 눈여겨 보아야한다. 성령의 활동은 사도신경의 ‘성령을 믿으며’ 이하의 신앙내용들이다.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성령께서는 교회를 거룩하고 보편되게 하며, 모든 이들이 통공 즉 서로 나누게 하며, 온갖 죄들을 용서하며, 마지막 날에 육신을 부활시키시고 우리 모두를 영원히 살게 해주실 것이다.

모든 성인의 통공신앙은 교회의 생활을 명확히 해준다.(가톨릭교회교리서 제946항 참조) 교회는 모든 것을 서로 나누고, 서로 합당하게 나누는 사회를 만들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나누자는 의미로 성체를 받아 모신다. 우리는 서로 공평하게 나누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영성체를 한다. 결국 서로 공평하게 서로 합당하게 나누는 사회야말로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평화로운 사회일 것이다.

우리는 미사 중 마침예식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나누자는 사제의 강복을 받고, 사제가 “가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나눕시다.”라고 말하면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회생활 속으로 파견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의 가르침대로, 이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여 살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도권은 제1편의 신앙을 제3편의 생활과 반드시 연결시켜 묵상하라고 가르치고 있다.(C.C.C.I.C. p.1; 전체맥락 안에서 봐야할 교리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예를 들면 제1편의 모든 성인의 통공 제5단락에 나오는 제952항을 읽고 나서는 옆의 작은 글자로 된 제2402항까지 찾아서 읽어보라는 것이다. 우리가 찾아본 제2402항은 제3편 제2장 제7절 일곱째 계명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니까 ‘도둑질하지 말라’라는 제2401항에서 제2463항까지 다 읽어보고 그렇게 살 때, 그리스도의 평화는 우리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고, 이런 생활이 바로 살아있는 통공신앙이요,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사랑의 성사’를 통하여 말씀하셨던 ‘살아 있는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성체성사는 ‘믿어야하고 거행할 신비’이지만 동시에 ‘살아야할 신비’라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삼위일체의 하느님은 통공신앙생활에서, 다시 말하면 영성체를 통하여 충만하게, 그리고 제7계명을 준수하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드러나신다.

조성학/ 신부, 청주교구 증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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