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 그림/연제식 신부

고독 문답

- 김남조

오늘은 고독의 일로 아뢰나이다
저희는 고독의 양 떼
고독에 있어서도 주께서 목자시나이까

나직이 이르시되
바로 그러하다 그리고
너희가 고독을 모른다면
어찌 사람이겠으며
내가 고독을 모른다면
어찌 신이겠느냐
너희와 나는 서로 닮았으며
언제나 함께 있다

오오 하느님
고독의 위안 바람 불고
양털 두른 듯 따스하나이다


<출처> 기도:김남조신앙시집, 김남조, 고요아침, 13쪽


어떤 신학자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아오도록,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 마음 안에 으늑한 독방을 만들어 두었다고 말합니다. 또 어느 철학자는 모든 존재는 개체이기 때문에 고독은 필연적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의 시인으로 유명한 마리아 막달레나 김남조 시인은 하느님도 고독을 안다는 표현으로, 그리고 고독이란 단어로도 인간은 하느님과 닮았다는 표현으로, 인간은 하느님의 품 안에서만 자신의 고독을 따뜻하게 껴안을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읽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시인의 감성과 더불어 고독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 #박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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