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 성경, 다른 손에 교리서]

사도 바오로는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믿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마련되었음을, 따라서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음을 깨닫습니다.’(히브11,1-3)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 신앙생활이라고 했다.

우리가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는 영원한 존재는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시다. 세례 때에 우리는 이미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고 고백함으로써 그분의 자녀가 되었고,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미사 때마다 우리가 바라는 것들에 대한 보증서를 그리스도 안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집전사제의 인격 안에 온전하게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로부터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는 말을 듣는다.

여기서 ‘복’이라고 번역된 말은 본래 ‘행복’이라는 뜻이다. 그것도 땅의 사람들이 보는 행복의 개념이 아니라 하늘의 사람들이 보는 행복의 개념이다. 최고의 행복, 더 바랄 것이 없는 행복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지복직관의 상태’라고 말한다. 성사의 은총을 믿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이 미사 시간보다 행복한 시간이 없다. 성체를 모시는 때보다 더 기쁜 순간 더 평화로운 순간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천국의 기쁨과 행복과 평화를 통공신앙의 성체성사적인 의미를 깨달음으로써 미리 앞당겨 맛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성체 후에 사제는 ‘저희가 성체를 자주 모시어 나날이 구원의 효과를 누리며 살게 하소서.’ ‘성체성사로 저희에게 힘을 주시니,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삶을 새롭게 하시고 구원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라고 전구한다. 그러면 우리는 ‘아멘’으로 대답한다.

이 기도문에 의하면 구원의 효과와 열매는 새로운 삶에서 온다고 말한다. 새로운 삶을 살 때 구원의 효과는 나타나고 구원의 열매 또한 맺을 수 있다. 새로운 삶이란 성령의 가르침에 따르는 삶이다. 가톨릭교회교리서 제3편 제1부에서는 성령의 인도에 의한 삶의 시각과 관점을 말하고 있고, 가톨릭교회교리서 제3편 제2부와 간추린 사회교리서에서는 그 구체적인 신앙생활의 형태와 분야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믿는 우리 신앙생활은 통공신앙 안에서 영성체를 통하여 얻은 하늘의 힘으로 사는 성령 안에서의 새로운 삶이다. 다시 말하면 가톨릭교회교리서 제3편과 간추린 사회교리서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삶이다. 이 같은 삶으로 마침내 우리는 천국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조성학/ 신부, 청주교구 증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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