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 사진/한상봉 기자

나무예수

-문인수

찬비 부슬거리는 가을입니다
언덕 위엔 다만 단풍나무 홀로 뜨겁습니다.
젖어 더욱 붉게 불 붙습니다.
먼 잿빛 반경내의 온갖 물상들이
이 도시 변두리 낡은 집들의 창이며
추운, 어두운 마음들이
언덕을 향해 한참 주목합니다.
언덕을 향해 꾸역꾸역 몰려 올라갑니다.
제 깊은 슬픔 널어 말립니다.


<출처> 동강의 높은 새, 문인수, 세계사, 73쪽



가을 단풍나무는 검붉은 빛깔로 어디서든 돋보입니다. 문인수(요아킴) 시인이 비오는 날, 가을 언덕 위 홀로 서있는 큰 단풍나무를 바라보고 ‘예수님이 저 곳에 서 계시는구나’하는 느낌을 얻어 이 시를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문인수 시인은 가끔 ‘수’라는 글자가 돌림자로 예수님이 큰 형님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랑한답니다. 얼마나 멋있는 분인지 그 말을 듣고 한참 웃었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신 구세주 예수님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으로 가까이 오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임을 이 시를 통하여 오늘 또 한번 깨닫게 됩니다. #박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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