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한 성당에서 <인생은 아름다워> 동성애 커플 언약식 촬영 중단
- 가톨릭 교회, 동성애 인정하지만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

최근 동성애를 묘사하고 있는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방송 초기부터 잇단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제주의 한 성당에서 동성애 커플의 언약식 장면 촬영이 중단된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 관계자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극중 동성애 커플의 언약식 장면을 제주의 한 성당에서 촬영하기로 했고, 촬영 전 해당 성당의 사제와 협의를 거쳐 문제가 될 만한 대사나 설정 등을 삭제하고  신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촬영하는 조건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당시 촬영에 임하는 사람은 동성애 커플로 등장하는 두 배우 뿐이었고,  십자가 앞에 서서 기도를 하는 장면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은 십자가 앞에서 서서 기도하지 않고 앉아서 기도한다'는 조언에 따라 해당장면을 삭제,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으로 대처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신부가 ‘두 사람의 눈빛이 이상하다. 눈빛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서 촬영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결국 촬영이 취소되고 제작팀은 철수했다.

▲ 사진제공/SBS <인생은 아름다워> 홈페이지

이런 상황이 지난 20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인터넷 상에서는 다양한 반응과 논쟁이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박영대 소장(우리신학연구소)은 “아마도 성당 관계자가 촬영을 중단시킨 것은 마치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줄까봐 걱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두 사람이 동성애 커플이 아닌 이성애 커플이었다면 문제가 되었을까? 이것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차별이다.”라고 말했다.

박소장은 가톨릭 교회 안에서 일반 신자는 물론 사목자도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잘 모르거나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가톨릭 공식교리는 동성애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리고 동성애가 동성애자의 선택이 아니라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성적 지향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그래서 동성애자에게 어떠한 차별의 기미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동성 간 성행위는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기본적으로 무질서로 규정하며 반대한다. 동성애는 인정하지만 성행위는 안된다는 교리는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작부터 동성애를 다룬다는 것만으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개신교 단체의 동성애에 관한 항의, 지난 8월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 많아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교도소 내 방송이 취소된 일, 또 모 단체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게이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가 책임져라"는 광고게재,  최근 한나라당의 조진형 의원이 한 영화를 두고 ‘동성애 혐오’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와 빚은 마찰 등, 동성애에 대한 논란과 논의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박 소장은 이에 대해, 이러한 동성애 논란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누구나 아름다운 인생을 살 권리는 있다. 있어도 없는 존재,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산다는 건 불행한 삶이다. 가톨릭교회 안에도 동성애자가 있다. 전체 인구의 10%가 천주교 신자이니, 동성애자의 10%는 가톨릭신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논의들이 확장되고 활발해질수록 올바른 해결책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논란과 토론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제 3편 2장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2357-2359항)

          2357 동성애는 동성의 사람들에게 배타적이거나 더 강하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남자끼리나 여자끼리 갖는 관계를 말한다. 동성애는 기나긴 시대와 다양한 문화를 거치며 갖가지 형태를 띠어 왔다. 동성애의 심리적 기원은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동성애를 심각한 타락으로 제시하고 있는 성경에 바탕을 두어, 교회는 전통적으로“동성애 행위는 그 자체로 무질서” 라고 천명해 왔다. 동성애는 자연법에도 어긋난다. 동성애는 성행위를 생명 전달로부터 격리시킨다. 그 행위들은 애정과 성의 진정한 상호 보완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동성의 성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 

          2358 상당수의 남녀가 깊이 뿌리박힌 동성애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경우는 스스로 동성연애자의 처지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무질서인 이 성향은 그들 대부분에게는 시련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을 존중하고 동정하며 친절하게 대하여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에게 어떤 부당한 차별의 기미라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활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그들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들의 처지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주님의 십자가 희생과 결합시키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2359 동성애자들은 정결을 지키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 내적 자유를 가르치는 자제의 덕으로, 때로는 사심 없는 우정의 도움을 받아서, 또한 기도와 성사의 은총으로, 그들은 점차 그리고 단호하게 그리스도교적 완덕에 다가설 수 있고 또 다가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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