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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 1052일, 하느님의 은총으로 느껴집니다!-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촛불평화 미사 봉헌
  • 두현진 기자 ( du03@paran.com )
  • 승인 2010.07.25 23:51 | 최종수정 2010.07.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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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현진 기자

7월24일 토요일 서울 국회 앞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이하 대학 강사 투본) 농성 천막 앞에서 촛불평화미사가 봉헌되었다. 약 40여 명의 신자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순교복자 수도회 이상윤 신부, 예수회 김연수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촉구 천막농성은 1,052일째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대학은 약 6만여 명의 정규직 대학교수와 13만 5천여 명의 비정규 대학 강사들이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13만 5천여 명의 비정규 대학 강사 중에 7만여 명은 연봉 990만 원으로 1년을 살아가고 있다.(강사들의 전국평균 강의일수 주당 4.2시간으로 산정하면 년 수입 487.5만 원 ) 더욱이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 안에 연구실이나 학생상담실, 휴게실이 없어 차 안에서 강의준비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2008년 2월 27일 한경선 박사(비정규 대학 강사)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비정규 대학 강사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목숨을 끊었고, 올해 5월25일에는 조선대 서정민 박사(45, 영어영문학) 또한 대학 강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사강론에서 이상윤 신부는 “요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짓말을 하고, 국가 사이에서도 거짓말을 한다. 그 거짓말의 결과가 무엇인가? 사람이 죽고 자연이 죽는다. 사회가 죽는다. 그리고 나라가 죽는다. 과연 이러한 현실이 어디에서 왔는가? 던져 봐야 할 질문이다.”라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의혹이 많은 현 사회를 설명했다.

이어서 이상윤 신부는 “이 자리는 몇 년 동안 많은 분이 희생하셨고 오랜 시간 투쟁을 하신 분들이 계신 자리다. 누군가 진실을 알리려고 이토록 고생하고 있다. 우리는 거짓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거짓을 드러내는 촛불들이 있다. 하느님께서는 촛불을 든 우리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도움의 성령을 보내주신다. 세상이 너무 밝아 촛불이 필요 없는 날을 위해 우리 기도하자”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미사가 끝난 뒤 보신각에서 ‘KBS 수신료 인상저지 범국민행동’ 에 참가했다.

1052일 천막 농성 중인 김동애(데레사)씨 인터뷰

   
▲지난 시간 되돌아보면 하느님 은총으로 느껴진다. 하느님께서 천막농성장에 함께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애(데레사)씨

날씨가 꽤 덥고 장마철이 되었다. 천막생활은 어떤가?

- 어느덧 농성 1,052일이 지났다. 더위도 힘겹고, 비가 올 때는 습기도 괴롭힌다. 농성천막 앞에 경찰차가 에어컨을 돌리려고 밤새 시동을 켜 놓고 있어 매연과 소음으로 잠들기 어렵다. 몇몇 강사 선생님들이 천막 위에 지붕을 덧씌워주는 일을 해주셨다. 그래서 지난해보다는 시원해 진 것 같다.

현재 농성싸움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참교육 학부모, 대학생 사람연대와 개인 시민, 학생 등이 소속 학교 및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건물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9월에 정기국회가 열린다. 정기국회에서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지난 5월에 목숨을 끊은 조선대 서정민(비정규 대학 강사) 열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자회견 등 언론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정민 열사가 목숨을 끊은 후 조선대학, 정규직교수노조,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 분회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조선대 당국과 전임교수는 가해자이며, 정 아무개 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 분회장 역시 2008년 서정민 박사 등 조합원들에게 조합비 횡령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조사위원회가 공정하게 조사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국회가 서정민 박사 자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천막농성생활(1052일)이 길어지고 있다. 농성생활을 뒤돌아본다면?

- 처음 천막농성을 시작할 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 외롭기도 했었다. 어떤 이들은 ‘안 되는 일 왜 고집을 부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성 기간 중 한경선, 서정민 두 분의 열사가 비정규 대학 강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목숨을 잃었다. 서정민 박사는 유서에 저의 이름을 부르며 싸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 서정민 열사와는 구체적 친분이 없었다. 단지 조선대에 노조 교육 강의를 했던 적이 있다.

서정민 열사는 목숨을 바쳐 비정규 대학 강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힘내십시오. 그날이 오지 않겠습니까.’라고 유서에 적고 있다. 목숨을 던지는 동지가 있는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 말이 필요하지 않다. 열사 앞에 죄스런 마음이 든다.

농성 생활 중에 신앙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 농성을 시작할 때 누구도 1,000일을 넘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2009년 비정규교수노조의 도움을 받지 못해 ‘대학 강사 투본’을 꾸렸다. 많은 사람이 며칠 못 가서 지쳐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가톨릭 뉴스 지금여기>에서 대학 강사 관련 연재 기사를 실어 주었고, 촛불평화 미사에서 만난 형제·자매들이 동영상도 만들어 주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주고, 1인 시위도 동참해 주었다. 지금여기에 연재한 기사는 책으로 만들어졌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셨다.

지난 시간 되돌아보면 하느님 은총으로 느껴진다. 내 힘으로 할 수 없어, 나를 비우고 하느님께 의지할 때 도움 주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농성기간 동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리게 되었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성취하면 자신이 한 것으로 알고 그 순간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시련을 당하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보면 하느님께서 천막농성장에 함께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가톨릭 뉴스 지금여기>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독자들에도 감사드린다.

   
▲농성천막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사진/두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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