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에 한국에 와 평생 여성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행복한 천사, 안젤라 선종

 

▲ 한평생 한국의 가난한 이들과 여성, 학생들을 위해 헌신했던 안젤라 씨의 장례미사(사진/한상봉 기자)

 

국제가톨릭형제회(AFI 아피) 회원인 이탈리아 출신 안젤라 미스투라 (한국명 안재란, 80) 씨의 장례미사가 7월 14일 아침 8시에 염수정 주교와 이한택 주교의 주례로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봉헌되었다. 안젤라 씨는 1957년 27살의 나이로 한국에 온 뒤로 국제가톨릭형제회 회원을 양성하고, 한국사회의 그늘진 자리에서 따뜻한 언니로 평생 지내다가 지난 7월 10일 선종했다. 

그는 초기에 명동 여학생기숙사(현 전진상 교육관)를 운영하고, 한국외국어 대학에서 이탈리아어를 가르치고, 대부분의 생애를 신림동의 가난한 이들과 지냈다. 특별히 한국 여성들을 교육하고 양성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날 미사에서 이한택 주교는 "아피 회원들은 수도자도 아니고 다른 평신도와 똑같은 처지도 아닌 독특한 존재들로, 인류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데 모범적 삶을 보여줬다"며 뱅상레브 신부의 영성대로 온전히 자기 자신을 봉헌하고, 인간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해방시키며,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젤라 선생은 처음 여의도 모래밭 활주로에 내린 뒤에 노기남 주교의 비서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한국교회에서 필요한 일을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 이한택 주교가 안젤라 씨의 고별식을 하고 있다. (사진/한상봉 기자)

 

고별사에서 안젤라 씨를 '언니'라고 부르는 아피 회원 한성희 씨는 "안젤라 언니가 16년 동안 함께 살았던 신림동 주민들과 한국외국어대학 제자들, 그리고 선택과 ME 활동에서 만났던 사람 속에서 살아있는 나무가 되었다"고 전하며, "고향산천을 떠나와 한국에서 생활도 힘들었을 텐데, 몸과 마음 다 바치고 한 줌의 재로 남아 한국에 묻히셨으니, 언니는 예수님을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젤라 씨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서, 책상 대신 사과궤짝에 종이를 발라서 쓰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유품인 손수건 한 장을 바라보며 자신을 위로하고, 자신의 고독과 외로움을 사랑과 헌신으로 바꾸어 이웃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봉헌했던 '백색순교자'였다."고 고백했다. 한편 음치이면서도 애창곡 '산타루치아'를 불러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다고 한다. 

이날 장례미사에는 아피 회원뿐만 아니라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소속 사제들과 천주교 도시빈민회 등 활동가들,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등이 참석해 고인이 가는 길을 배웅했다. 

 

▲ 침통한 모습으로 안젤라 씨를 떠나보내는 아피 회원들(사진/한상봉 기자)

 

 

▲ 안젤라 씨가 몸담았던 신림동 주민들과 작은 자매 관상선교회 등 지인들이 미사에 참석했다.(사진/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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